조용히 버튼을 눌렀다. 새해의 첫 도전
지난주에, 친한 브런치 작가님들과의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라 의미 있는 선물을 건네고 싶었다. 책을 선물하자니 인원이 많아 부담이 되었고, 문구류는 각자의 취향을 담기엔 부족해 보였다. 고민 끝에 고른 것은 바로 좋은 생각 잡지였다. 부담이 없으면서 누구에게나 조용히 닿을 수 있는 선물 같았다.
작가님들께 드릴 잡지가 배송되어 온 날. 박스를 뜯고 찬찬히 둘러보다 우연히 발견한 페이지에서 시선이 멈췄다. 바로 제21회 생활문예대상을 알리는 페이지였다. 사랑, 아픔, 회복, 도전, 웃음, 감동 등 잊지 못할 사건이나 사람 등 일상 속 모든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새해 첫 도전은 조용히 결정되었다. 공모전 도전으로.
어떤 글을 내어볼까 며칠 고민하다, 브런치북을 찬찬히 살폈다. 그러다 친정엄마와 있었는 일을 발행했던 글이 눈에 띄었고 다듬기 시작했다. 일전에 한번 다듬었던 글이라 이번에는 분량을 줄이고 호흡을 고치는데 집중했다. 퇴고를 더 해볼까. 아예 다른 글을 골라볼까란 마음도 들었지만, '생각날 때 실행하자'는 쪽을 택했다. 망설임을 접고 바로 제출하기를 눌렀다.
물론 시상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해도 아쉬움은 크지 않다. 이미 써두었던 글을 다듬어 제출했기에, 품이 많이 들지 않았다. 다만 제출하고 든 생각은 평소에 글을 써두길 잘했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들, 그리고 나의 생각들을 글로 많이 남겨둬야겠단 생각도 함께 들었다. 겨울잠을 준비하는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아놓듯, 지금 쓰는 글들이 미래에 나를 조금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지도 모르니까.
올해엔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목표를 세울지 아직 고민 중이다. 지난해는 목표로 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룬 해라 그런지 올해는 뚜렷한 목표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공모전 10번 도전해 보기. 브런치 글 100편 발행하기. 조금은 어이없고 조금은 나다운 목표 같아 혼자 피식 웃고 말았다.
올해로 마흔이 되었다. 어릴 땐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는지 답답했는데, 요즘은 눈 깜빡하면 하루가 지나간다. 그래서 더 하루하루가 귀하다.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되는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2026년이 내게 어떤 한 해로 남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무엇으로 채울지, 어디로 걸어갈지 천천히 생각해 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가 이미 의미 있는 시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