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1년, 나는 이렇게 변했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2025년

by 희너지

딱 1년 전, 다이어리 첫 장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둘 적으며 생각했다.

‘내가 과연 이 많은 것들을 다 해낼 수 있을까?’


2025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내 생애 마지막이 될 육아휴직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뜻깊게 보내고 싶었다.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것들. 그것들을 하나 둘 실행하고 그로 인해 성장할 내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막상 2025년이 되고, 다이어리에 적은 것들을 보면서 마음이 심란해졌다. 과연 내가 이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을까?


1. 마라톤 2번 참가하기

2. 수상인명구조요원 자격증 따기

3. 새벽 수영 꾸준히 해서 연수반 올라가기

4. 꾸준히 글 쓰고, 책 52권 읽기


1월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에 바로 참가신청을 했고, 브런치 작가로 데뷔했기에 동기 작가들과 열심히 썼더랬다. 그리고 내 삶의 유일한 낙이자 힐링 시간인 새벽 수영을 1년간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 매일 저녁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며 연초에 세웠던 목표들을 떠올리고, 복기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 한 달 두 달. 느리지만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갔다. 그랬더니 멀게만 느껴졌던 목표들이 하나 둘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12월이 되니 내가 적었던 모든 것들이 이루어졌다. 게다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올 9월 브런치 공모전에 당선되어 10주년 기념 전시에 내 글이 걸렸고, 좋은 생각 잡지에 보낸 글이 실리는 뜻밖의 행운도 누렸다.



내 생에 이렇게 행복한 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꿈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브런치 작가만 되어도 벅찼던 지난 12월이었는데 1년 만에 나의 삶은 많이 달라져있었다. 내가 상상한 이상으로, 내가 꿈꾸고 바라던 방향으로.


돌이켜보면 ‘더 많은 걸 이룰 수도 있었을까?’라는 잠깐의 아쉬운 마음이 스치기도 한다. 일을 할 때는 달리는 경주마처럼 하루를 어떻게든 알차게 보내려 했는데, 휴직으로 인해 삶이 자유로워지다 보니 물 흐르듯 흘러 보낸 시간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 한 권의 책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다.


지금이 자네에겐 인생의 갭이어(Gap year : 하던 일을 잠시 중단하고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 구나.
나의 꿈 부자 할머니 中에서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2025년은 내게 갭이어(gap year)로서 참, 충분했던 한 해였다. 본업을 쉬는 1년 동안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보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는 다가온 2026년엔 어떤 길을 걸어볼까 생각에 잠긴다. 지난해는 방향을 찾는 해였다면, 이젠 그 방향으로 조금씩 걸어가는 한 해로 만들려 한다. 1년 뒤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자랐을까? 설렘이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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