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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필작가 Sep 04. 2022

97세의 영어공부 팁

Bravo, my life!(24)

대필작가의 말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영어를 공부하시면서 느끼셨던 점을 손수 정리하신 내용을 공유합니다. 지금이야 워낙 교재가 잘 나와있고 영어를 접하기도 쉬운 환경이라 뻔한 내용 같지만, 할아버지께서 공부를 시작하신 시기와 환경을 감안하면 나름 신선한 의견들로 보입니다.


 5~60년대 열악한 환경에서 영어공부를 하거나 유학을 다녀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그 와중에도 영어 공부의 본질이나 방법론에 대해서 고민하셨던 모습이 멋지십니다. 진즉 영어책을 집필하셨더라면...!

     





 세계 공통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어! 그런데 이 영어를 읽고 쓰기는 하면서도 막상 원어민이나 외국인을 만나서는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는 안타까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동안 이런 상황을 접할 때마다 나 나름대로 그들이 회화가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소위 일상 회화는 정확한 어휘를 사용하고 문법에 맞춰 유창하게 구사해야 되는 게 아니라 손짓, 발짓 또는 몸짓을 해서라도 상호간 의사만 소통되면 그만이다. 따라서 영어를 어렵게만 느끼고 입을 다물어 버리거나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다. 더군다나 틀린다고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우리말도 틀리게 잘못 사용할 때가 많지만 의사소통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러분 중에는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 생활을 합쳐 10년 넘게 영어를 공부하고, 아직도 꾸준히 영어에 매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2만 개 이상의 단어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문장은 달달 외워 놓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회화가 안 되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 원인으로 다음 네 가지를 꼽는다. 첫째,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강박감이다. 그 결과, 자신이 없다 보니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를 않는 경우. 둘째, native speaker나 영어권 사람을 접촉할 기회가 적어 그네들의 말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셋째, 본인의 악센트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 넷째, 문장으로 익히지 않고 낱말로 외웠기 때문이다.


 이상 네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용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native speaker나 영어권 사람을 만나면 틀리든 말든 말을 걸어 볼 것을 권한다. 만약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할 때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되풀이시도해 보고 그래도 못 알아듣거든 종이에 적어 보여서라도 마음먹었던 것을 전달하고야 마는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들었을 때는 종이와 펜을 건네고 I'm sorry I didn't get what you said. Could you write down what you said? 하면, 그 사람이 써 줄 수도 있다. 실은 아주 쉬운 말인데 못 알아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몇 번만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교육을 받으러 간 것이 1961년 봄이었는데, 당시 내 회화 실력은 그야말로 별로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찌나 친절했던지 조금도 불편함이 없이 지내다 돌아왔다. 


 Native speaker와 대화할 때는 발음과 악센트에 유의해야 한다. 간단한 예를 들면, 그들은 ‘바나나’는 ‘버너’, ‘카메라’는 ‘머러’, 그리고 물은 ‘워터’가 아닌 ‘러’라고 발음한다. 또한, 회화에 많이 사용하는 going to는 ‘거너’로, want to는 ‘워느’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 내 경험으로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쉽고 간단한 단어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철자대로 발음하는데, 의외로 native speaker들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점이다. 쉬운 철자의 단어도 우선 한 번쯤 정확한 발음부터 알아보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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