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딸이 파자마 파티를 하고 싶다고 한다. 구글로 PPT를 만들어 링크로 보내왔다. 읽어보고 허락을 해달라는 거다. 딸은 이제껏 우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1회 했고, 같은 동 다른 친구네에서 1회 했다. 그런데 또 하고 싶어 한다.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이 원하는 건 다 들어주는 편이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일이 두려운 건 사실이다. 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므로.
결국 허락하지 않아 실패로 끝난 '파자마 대첩'이다. 파자마 대신 일본어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외우기로 약속했다. 딸은 세상에서 노는 게 제일 좋은가보다. 사춘기 아들 키우기가 어려웠는데, 딸 키우기는 어째... 더 어려워 보인다. PPT가 가관이다.
진짜 요즘 만사가 무기력하다. 무기력하지만 않았어도 씩씩하게 애들 관리하며 파자마파티를 허락했을 거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다. 남의 집 귀한 딸 넷은 힘들듯 하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