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남편이 고등어 3마리를 구워놨다. 세 명이서 하나씩 먹으란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어제 퇴근하고 메추리알 장조림도 해놨나 보다. 중학생 아들이 가시 없는 고등어 한 마리를 먹으며 앞으로 고등어구이를 자주 해달란다. 남편이 그렇잖아도 3월부터 바빠질 것 같아 가시제거연구소에서 주문해 냉동고에 쟁여놨다고 한다.
중학교 입학하는 딸의 필수 예방접종을 위해 남편이 어제 딸과 소아과에 방문했다. 이제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키 클 수 있는 기간이 2~3년밖에 안 남았다는 소리를 들었단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애들 키성장을 위해 2~3년 최선을 다하자고 한다.
소아과 의사의 조언을 듣고 약국에 들러 남편이 애들 영양제를 사 왔다. 아침에 밥 먹이고 종합 영양제 한알, 저녁에는 비타민 D 한알을 먹여야 한단다. 생선, 육류, 야채, 과일 골고루 매일 식단에 신경 쓰자고 한다. 방법을 모르겠어서 "딸아! 중학교 입학해서 급식을 안 먹거나 조금 먹으면 안 된다"라고만 일러줬다.
애들 자는 방은 이미 100% 암막커튼이고 푹 자고 있다. 수영, 인라인, 농구, 배드민턴 등 개별 스포츠를 마스타 할 때까지 전문가를 통해 꾸준히 가르쳤기에 운동과 병행하며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생각이 다른가보다. 분홍 장바구니를 가방 속에 고이 접어 넣으며 결의에 찬 표정이다. 조금이라도 더 더 더 키웠으면 싶은가 보다.
뾰족한 수가 없어 잠자고 있던 계란 삶는 기계를 꺼내본다. 매일 삶은 계란 한 개씩 먹이면 단백질 보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닭에게 고맙다.
엄마들 커뮤니티에서 이미 고등까지 크게 키워본 직장맘들의 '키 키우는 노하우 비법' 댓글을 종합해 봤다. 다 따라 하지는 않을 테지만 끄덕끄덕 해본다. 키 키워야 하는 엄마는 처음이라 어렵다. 마지막 비법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자식을 크게 키워본 직장맘들의 키 키우는 비법>
잘 먹이고 잘 재우기
비타민 D
물 많이 마시기
오메가
철분제
아르기닌
소고기
칼슘
주 3회 삼겹살 먹이기
우유를 물 마시듯
야채, 과일, 고기 고기 고기
치즈 끊임없이 먹이기
충분한 수면시간(일찍 재우기)
유산소 위주 운동
바닥 푹신한 곳에서 매일 줄넘기 500개
농구
복싱(시작 전에 줄넘기를 많이 해서)
당분이 키성장을 방해(사탕, 음료수, 과자 등)
학업 스트레스 주지 않기
주말에는 깨우지 않기
유전 무시 못함
남편에게 키 키우는 비법을 카톡으로 보냈는데, 그걸 다시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중학생 아들이 4가지를 콕 찍어 답글을 달았다.
학업 스트레스 X
주말에 일어나라 X
삼겹살 O
치즈(피자) O
아들놈답다.
키 키우면 그다음은? 등록금 마련으로 새로운 문제가 생긴단다. 요즘은 등록금 지원해 주는 직장이 신의 직장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