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반찬은 참치샐러드다. 왜 참치샐러드냐고 물으니 애들 성장에 살코기, 생선이 좋다고 해서란다. 피클을 촙촙촙 썰어 넣으면 맛있는데 없어서 삭힌 고추를 촙촙촙 하고 있단다. 대충 보니 양파, 마요네즈, 고추를 섞은 듯하다. 색감을 내기 위해서는 빨강 주황 파프리카를 촙촙촙 했을 테지만 애들이 싫어한단다.
나한테 짠지 안 짠 지 먹어보란다. 싱거우면 소금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느끼한 게 싫어서 안 먹겠다고 하니 째려본다. 한입 먹어보니 간간하다. 소금은 추가하지 않아도 되겠다.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참치 기름을 꾹 짰다고 재차 강조한다. 마요네즈 질감 때문에 느끼해 보인단다. (마요네즈 자체가 느끼하다.)
애들 차려주기 전에 데리야끼 소스를 뿌려 맛있는지 먹어보라고 한다. 애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단다. "당장 키즈카페 차려도 될 정도로 맛있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 그 정도야. 음식솜씨에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했더니 대꾸가 없다.
남편이 출근하고 한 그릇 땅 파먹기 하듯 찍먹으로 먹어보았다. 천상계 맛 맞다. 10시 30분부터 점심식사를 하고 싶은 맛이다.
애들이 깰까 봐 설거지를 하고 출근준비를 했다. 애들 학교가 집 앞 2분 거리라 적당한 타이밍에 깨웠다. 아들이 먼저 일어나서 뚝딱 한 그릇 먹는다. 딸은 참치샐러드의 비주얼을 보자마자 "엄마 맛없으면 어떻게 해? 나 남겨도 돼?"라고 묻더니 한입 먹어보고 미소 띤 엄지 척을 날린다. 역시다.
남편은 출근운전 하며 전화해서 애들은 일어났는지, 애들의 참치샐러드 맛평가는 어떤지 묻고, 잊지 말고 종합영양제 한알씩 먹이란다.
오늘도 아무 일 일어나지 않은 귀한 아침을 기록해 본다.
참치 비주얼은 참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