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아침

by 자급자족

우리 집 고양이 레오는 남편을 가장 좋아한다. 고양이가 가장 싫다던 남편도 레오와 매일 다정하게 대화한다. 방석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레오다. 레오가 부엌에 누워 칼질하는 남편을 관찰하고 있다.


요즘 남편의 제1 관심사는 아이들의 키성장이다. 지난해까지 관심사는 중등과정 수학 풀기였다. 인터넷 강의를 다 듣고 항상 수학노트를 끼고 다니며 시간 날 때마다 풀었다. 고2 수학까지 마스터하더니 갑자기 관심사가 집밥으로 넘어왔다. 40대의 갱년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쇼핑 스타일이 딱 그날 그 한 끼니에 필요한 식재료만 구입한다. 바로 앞에 24시간 운영하는 대형 식자재 마트 덕을 톡톡히 본다. 된장국을 끓인다면 감자 1개, 두부 1모만 사 온다. 캠핑을 가도 딱 필요한 것만 사기에 라면 1 봉지까지 끓여 먹고 출발하면 식재료가 1도 안 남는다. 아무래도 파워 J인 것 같다.


맞벌이지만 서로의 수입에 관여하지 않는다. 월급이 거의 비슷한데 남편은 장보기 등 림하는 데에 쓴다. 사용처가 빤~하기 때문에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는 칼질소리가 요란하더니 감자두부된장국을 끓여놨다. 한솥이다. 며칠 출장 가냐고 물으니 롯데월드에 체험학습 인솔 갔다가 칼퇴 예정이란다. 3일 정도는 된장국을 먹어야겠다. 서브 반찬은 비비고의 한잎떡갈비를 해놨다. 타지 말라고 프라이팬 가장자리에 떡갈비를 밀어놨나 보다. 그러고 보니 두부도 제일제당꺼다. 조용히 제일제당 주식 그래프를 파악해 본다.


아무 일 없고 특별할 것 없는 아침메뉴를 기록해 놓는다. 아무 일 일어나지 않은 아침이 행복인 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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