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14년 된 SUV 차가 갑자기 고장났다. 폐차 예정이다. 둘째 아이 태어났을 때 샀고, 몇 년 안 되었는데 폐차라니, 그동안 전국으로 가족여행 다니며 혹사 시켰나 보다. 좋은 일이 많았던 세월이니 감사히 보내줘야겠다. 그 당시 연료 효율을 위해 경유차를 샀는데, 세월이 지나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졌다.
친정오빠가 자동차 회사에 다니기에 오빠 통해 새 차를 29%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남동생과 셋째 언니도 그렇게 샀다. 2년마다 구입 기회가 있는데 오빠가 얼마 전 차량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 기업의 혜택을 받으려면 2년 더 기다려야 한다. 남편은 당장 한 시간 거리 직장으로 출퇴근해야 한다.
결국 새 차 같은 중고차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남편도 나도 파워 J이기에 우리 집에 합리적인 차량을 비교분석하여 구입하기로 했다. 이럴 때는 부부가 아닌 2인 회사를 운영하는 동업자 같다. 일단 지인을 통해 대형 오프라인 중고차 전시장을 둘러보고 몇 대의 차를 비교했다. 옵션별로 차량가가 정해지는데 저렴한 대신 옵션 깡통차도 보인다.
나라면 차의 외형을 보거나 지인과의 친분때문에 훅~ 급하게 결정할 수 있는데, 남편은 옵션별로 비교분석했다. 결국 지인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대형 전시장이 아닌 K-Car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입한다. 연료효율을 따져 과거에 경유차를 구입했듯이 이번에는 전기와 휘발유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기로 했다.
그래서 결정한 게 2020년식 하이브리드 그랜저다. 기업의 임원 전용으로 사용하다 파는 거라 차량 내부에 두 군데 정도 미세 기스밖에 없다. 풀옵션이 장착되어 있었고 주기적 차량 관리가 되어 있었다. SUV보다 차량 내부가 넓고 승차감이 좋은듯 하다. 신차 가격의 절반값을 주고 구입했다.
오늘 새벽, 6시인데 나가는 소리가 들려 따라가 보니, 남편이 차량에 휴대폰 블루투스를 연결하고 있다. 전에 타던 차보다 자동 기능이 많아 익히는데 일주일 걸릴것 같단다. 출근하며 '매불쇼'를 이어 들을 생각에 신이 나 보인다.
갑작스러운 차량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4년 전에 들어놓은 적금을 찾았다. 남편은 할부로 하자는데 이름 모를 OO캐피탈에 신상을 올리고 싶지 않다.
부족한 금액은 주식을 일부 매도했다. 평소 챠트와 재무를 분석해서 오를만한 주식을 킵해두고 천천히 기다리는 투자 방식을 취한다. 분명 오를 주식으로 판단하고 기다렸는데 남편 차량구입으로 팔고 나니, 4일 만에 23%가 오른다. 내 손이 마이너스인가 남편의 손이 마이너스인가. 주식은 꼭 그렇더라. 뭐.. 안전이 더 중요하니 괜찮다. 확신이 섰으니, 다음 수익을 노려야겠다.
남편에게 앞으로 다시 저돌적으로 적금할 계획이니, 혹시 적금에 동참하려거든 언제든 환영한다고 했다. 적금 말고 주식을 하라고 한다. 본인은 주식을 안 하지만, 나는 주식을 했으면 한단다. 충분한 분석 없이, 불나방처럼 올라타면 안 된다고 일러뒀다.
오늘도 차가운 심장으로 씨드머니가 될 적금통장을 개설해본다. 무엇의 씨드가 될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