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이 둘, 일상을 살다.

by 자급자족

중딩이 남매, '요즘 일상'을 들여다본다.


중1 딸은 학교시험이 없어 요즘 '꿈끼 발표회' 준비에 한창이다. 밴드 공연에서 드럼연주를 맡았다. 아침 7시면 등교하고 없다. 친구들끼리 음악실에서 연습모임이 있다고 한다.


딸은 집 앞 체육문화센터에서 매주 한 번 드럼 수업을 듣고 있지만, 꿈끼 공연에 참여하고 싶어 스스로 더 노력하는 것 같다. 문화센터 드럼반에는 드럼 두 개를 여러 수강생이 함께 쓰다 보니, 딸이 실제 드럼을 쳐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딸은 저녁 6시 타임 수업이 끝난 뒤, 혼자 1시간을 더 연습하고 귀가한다. 어제는 드럼 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보았다. 아직 기초 수준이지만, 1학년이 11 학급이 넘는 곳에서 무대에 서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중3 아들은 7과목의 2차 지필평가를 끝내고 살아남았다.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국어, 과학, 수학, 영어 등의 공부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중1 때부터 게임용 컴퓨터를 사달라고 졸랐다. 중학생 엄마는 처음이라 왠지 게이밍 컴퓨터를 사주면, 아이를 안 좋은 세계로 인도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안 사줄 마음으로, 조건부 딜을 걸었다.


"전 과목 100점 받으면 게이밍 컴퓨터 풀셋으로 사줄게." 미혼 때 '외적보상'을 거는 엄마들이 이해 안 되었다. 막상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입장이 달라진다.


나 같으면 컴퓨터 포기하고 공부 안 한다. 아들은 매번 시험에 최선을 다하지만 작은 실수들을 한다. 이과형이라 수학, 과학은 100점을 받지만, 영어와 국어는 실수로 하나씩 틀렸다. 이번생에 게이밍 컴퓨터는 없나 보다 생각했을지도.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게이밍 컴퓨터 구입 건에 대해 상의했다. 남편은 끝까지 반대했지만, 결국 설득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남편과 아들은 강변 테크노마트에 들러 컴퓨터 부품들을 구입하여 집에서 조립했다. 앞에서 호객행위하는 가게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구석에 위치한 매장에서 묵묵히 부품을 조립하던 젊은 직원으로 골랐다. 내향인 부자가 내향인 판매자를 찾아 컴퓨터 부품을 구입한 것이다.


아들은 컴퓨터 부품을 조립하고, 방에 컴퓨터를 놓더니, 씩 웃으며 나를 한 번 쳐다본다.

입이 귀에 걸렸다.


6개월 뒤면 기숙형 사립고에 입학하는데, 마침(!) 데스크탑 컴퓨터는 들고 가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 마침(!). 신나게 게임도 하고, 신나게 공부도 하겠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지금 안 사주면, 후회할 것 같았다. 지금 사주고 후회해도 어쩔 수 없다. 신나게 게임만 한다면? 뭐가 되었든 우리 부부가 평범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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