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아빠 밥상] 분홍 장바구니맨

by 자급자족

7월의 아침들, 한 그릇 음식에 담긴 '아버지의 마음'을 읽어본다.


중학생 남매 둘을 위해 남편이 차려놓고 출근하는 7월 한 그릇 음식 사진 기록이다. 아이들의 식성이 반영된 메뉴다. 술안주인지, 한식인지 모를 메뉴도 가끔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텃밭 채소를 먹이기 위한 비빔밥, 키성장을 위해 닭다리살이 주재료인 닭곰탕,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직접 고추장에 재운 제육볶음, 야채 듬뿍 카레밥과 해물 듬뿍 짜장밥을 자주 만든다. 남편의 메뉴를 보고 있으면, 요즘 제철 식재료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 설레어하며 요리를 한다. 나는 남편이 요리를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설거지를 하고, 재료를 다듬는 역할을 한다. 딱 주방장과 요리 보조의 모습이다.


가끔 한솥 가득 된장국이나 찌개를 발견하면 겁부터 난다. "2박 3일 출장 가나?" 날이 덥건 춥건 남편의 요리는 멈추지 않는다. 이유식 시기부터 요리를 했다. 오래된 감사함은, 일상이 되면서 그 존재감을 잃기도 한다. 감사함을 사진으로 기록해 놓는다.


음식으로 쌓아지는 신뢰가 크다. 그 어떠한 사건에도 화가 안 난다. 거 참 신기하다. 싸우다가도 얼굴 보면 화가 누그러지는 집도 있다는데, 나는 차려진 음식을 보면 화가 안 난다.ㅎ


집 앞에 24시간 운영하는 식자재 마트, 퇴근 시간에 감자 한 알을 사는 '분홍 장바구니맨'이 자주 출몰한다. 남편은 저녁메뉴인 된장국에 감자 한 알이 필요하다면, 딱 감자 한 개를 저울로 재서 구입하는 소비 성향이 있다. 음.... 가능하면 마트는 따라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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