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텃밭에 고구마를 심었다. 6월부터 7월까지 고구마순이 무성하게 자랐다. 우리 집 고구마순이 남의 밭에 침범하거나 피해를 줄까 염려되어 자주 관리했다. 옆 텃밭 할아버지께 아침인사를 건네며 "고구마순 때문에 민폐를 끼칠까 걱정이에요."라고 말씀드렸다.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하신다. 안심이다.
지난번 너무 길게 자란 고구마순을 수확해 김치를 담았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 집 중학생 아이들이 파김치보다 맛있다며 매일 젓가락질하기 바쁘다.
옆 텃밭 할머니께서도 맛보라며 고구마순 김치를 담아주셨다. 내가 담은 것보다 훨씬 맛있다. 거칠게 잘린 붉은 고추도 보였다. 전라도 분이신데 빨간 생고추를 갈아 넣어 국물 자작하게 만드셨다. 생으로 소금에 절이셨는지 아삭함이 살아있었다. 그러고 보니 엄마는 '학독'이라는 곳에 돌로 고추를 갈아 여름김치를 담곤 하셨다. 맷돌 같은 재질이었다.
어린 시절의 여름 별미, 고구마순 김치를 우리 집 아이들도 좋아하게 되다니, 추억을 공유한 느낌이다. 고구마순을 데치지 않고 김치를 만드는 요리 유튜버의 콘텐츠를 집중해서 찾아봤다. 업마의 집밥과 딸을 위한 레시피 유튜브를 보고 요리 방법을 정리한 후 그대로 따라 해 보았다. 레시피에는 설탕이 없었지만, 맛을 보고 추가했다.
올해 5월에 시어머님께 열무김치 만드는 법을 배웠었다. 그때 설명해 주신 것처럼 용기에 김치를 담을 때 모서리 공간이 남지 않도록 꾹꾹 눌러 담았다. 마늘을 넣으면 군내가 나지 않는다는 말씀도 머릿속에 강하게 박혀있다.
텃밭에서 공수한 재료는 양파, 부추, 고구마순이다. 빨간 고추는 올해 수확해서 말리거나 냉동할 생각이다. 열무김치 등 간단한 김치에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담은 김치가 맛이 없다면? 싱싱한 재료를 깨끗하게 손질하여 만들었으니, 안심하고 재료 본연의 맛으로 먹으면 된다. "뭐든지 소금 간만 맞으면 요리 그거 별거 없다"는 시어머님 말씀도 떠오른다.
아삭아삭 매콤 달콤한 고구마순 김치, 여름 별미 반찬 해 먹을 생각에 이제 6,7월이 행복할 듯하다. 직접 농사 지어 가족 입으로 들어갈 반찬을 만드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 맛 보장은 못하지만, 최대한 깨끗하고 싱싱하게!
<방법>
1. 고구마 줄기를 벗긴다.(잎이 달린 쪽(가느다란 쪽) 줄기를 꺾어 껍질을 벗기고 다시 위 끝을 조금 뜯어 나머지 껍질을 벗긴다. 손톱 까맣게 물들어짐. 주의)
2. 굵은소금 반컵으로 소금물을 만든다.
3. 중간에 뒤적여주며, 20분 절인다.
4. 고구마순이 부러지지 않고 340도 잘 휘면 살랑살랑 헹궈준다.
5. 고구마줄기는 2-3등분으로 자른다.(껍질 벗길 때 이미 등분을 나눴기에 그대로 둔다.
<양념준비>
1. 양파 1개는 채 썬다.
2. 대파 한 줌 어슷 썬다.(쪽파 또는 실파로 대체가능)
3. 부추 있으면 추가해도 된다.
<풀 쑤기>
1. 밀가루 1스푼+ 물 1컵 반을 넣고 밀가루 풀을 만든다.(약불에 저어가며)
<양념 갈기>
1. 양파 반 개, 홍고추 10개, 새우젓 1스푼, 마늘 6개, 생강 한쪽, 식힌 풀국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핸드믹서 OK)
2. 믹서기에 간 것에 고춧가루 6스푼 추가
3. 매실액 5스푼 추가
4. 멸치 액젓 5스푼 추가
5. 양파, 대파와 함께 섞기
6. 고구마순 넣고 버무리기
7. 실온에서 맛을 들여 냉장고에 보관하기
8. 싱거우면 마지막에 소금 반스푼 정도로 간 맞추기(싱거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