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으면? 밥 비벼 먹으면 되지.
여든 넘으신 시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무생채 연습. 달디 단 가을무로 만들면 금상첨화겠지만, 여름일 뿐이고.
직장맘이기에 만드는 순서가 최대한 간단해야 하며, 내 노동력 대비 맛있어야 한다. 시어머님표 무생채는 아무것도 안 넣은 느낌인데 아삭하다. 젓갈이 듬뿍 들어간 남부지방 김치맛에 익숙한 나는 이게 서울김치의 특징인가 싶다. 깔끔하고 슴슴한데 맛있다.
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방법대로 오늘 또 연습해 봤다. 지난주에 무 1개가 2480원이었는데, 오늘 보니 2980원이다. 손바닥만 한 생강 1톨에 1030원. 수분에 접촉하지 않으면 구입한 그대로 냉장고에서 상당히 오래 보관 가능하며, 필요한 만큼 잘라서 사용할 수 있다.
어머님표 동치미, 백김치, 냉면 무김치, 총각무김치, 오이소박이와 깍두기를 배우고 싶은데 직장업무로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는다. 서울 시댁에 갈 때마다 무 1개를 품에 안고 가야겠다.
<시어머님표 무생채 재료>
1. 재료
몸통에 연두색보다 흰 부분이 많은 무 1개, 고춧가루 듬뿍 5스푼, 까나리액젓 5스푼, 소금 듬뿍 1스푼, 설탕 듬뿍 3스푼, 마늘 8개, 대파 1대, 생강 500원짜리 크기 한토막, 양파 2개
2. 도구
핸드믹서, 마늘 갈이, 감자칼, 중간 크기 대아
3. 방법
1) 무 채 썰고 고춧가루 물 들여놓기
가) 감자칼로 무 껍질 벗기고 채 썰어 대아에 놓기
나) 고춧가루 듬뿍 5스푼, 소금 듬뿍 1스푼, 멸치액젓 5스푼 넣고 골고루 버무려두기
2) 야채 준비
가) 대파 얇게 어슷썰기
나) 양파 1개 채썰기
3) 양념갈기
가) 생강 1톨, 양파 1개, 스텐컵으로 물 반컵 넣고 핸드믹서로 갈기
나) 마늘은 믹서에 갈지 않고 마늘 갈기 도구로 으깨어 넣기(믹서로 갈면 지저분해짐)
4) 양념 버무리기
가) 1)에 2)와 3)을 넣고 설탕 듬뿍 3스푼 넣어 골고루 버무리기
나) 맛을 봄. 싱거움. 소금 한 꼬집 더 넣고 싶은 유혹을 참을 것인지 말 것인지는 본인이 결정. 어머니께서는 "무슨 음식이든 소금 간 맞으면 다 맛있다"라고 하시면서 이 부분에서 소금을 듬뿍 추가하셨다. 나는 꾹 참아본다. "무슨 김치든 익으면 다 맛있다"를 믿어보면서.
다) 김치통 모서리부터 빈 공간 생기지 않도록 꾹꾹 눌러 담기
라) 깨 뿌리지 않기. 뒷베란다 상온에 4시간 정도 두었다가 젓가락으로 위아래를 바꿔주고 냉장고에 넣기
마) 작은 반찬통에 덜어 식사 때 먹고 떨어지면 새 반찬통에 새로 덜어 채워 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