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하는 거 말고, 하고 싶은 공부

by 자급자족


새벽에 일찍 깼다. 길고 긴 내 시간이다. 서가 사진을 찍어보았다. 내 방에 있는 책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이다. '데이터 분석', 만약 내게 한 달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피서 대신 하루 종일 읽고 또 읽어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고 싶은 분야다. 첫 책부터 순서대로 읽으며 앉은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다.


중학생일 때 과학을 너무 좋아했다. 토요일인데 조용히 공부할 곳을 찾다가 40분 거리의 중학교, 내 교실로 잠입했다. 아무도 없는 토요일, 몰래 학교 건물로 들어간 거다. 시골이라 공공도서관은 한 시간 반 거리에 있었기에, 비밀 공부장소로 택한 곳은 내 교실의 내 책상이었다.


어느 어른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숨소리도 죽였다. 문제집의 첫 페이지를 열어 문제를 풀어나갔고, 문제집의 마지막장을 덮고 귀가했다. 모든 공기와 소리가 차단되고, 과학지식과 지식이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행복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무아지경, 말 그대로 '희열'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토요일에 잠깐 당직을 나왔던 과학 선생님이 몰래 창틈 사이로 과학문제집을 푸는 나를 보고, 소리 없이 지나가셨다고 한다. 담임선생님과 상담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그때처럼 내방 안에 있는 온갖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론적 책들의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고 싶다. 수많은 역할, 이름을 내려놓고, 알고 싶은 지식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


내년 봄부터는 해야 하는 공부 말고, 하고 싶은 공부만 하는 일상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