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지만 서울 서초구에서 하루 종일 출장이 있다. 서초구행 대중교통 출발시간은 8시 40분.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까지 출장준비를 마친 뒤 향한 곳은 텃밭. 텃밭에서 일할 시간이 40분은 확보된다. 남편은 바로 출장 가는 줄 알 것이다.
일요일인 내일 서리가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배추는 얼고 녹고를 반복해도 상관없지만, 무는 한번 서리를 맞으면 다 키운 작물을 버리게 되는 셈이다. 습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물이라 바람이 통하는 흰색 부직포를 덮어주었다.
비닐 보온은 전라도 토종 가랏나물, 시금치, 봄동, 열무에 해줬고, 바람이 통하고 습기가 차지 않는 부직포 보온은 홍산마늘, 양파, 콜라비, 배추, 부추, 무에 해줬다.
가을 농사를 지으려면 폭염과 가을 초입 사이에 부지런히 움직여 싹을 일찍 틔워야 함을 깨달았다. 초기에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어놔야 월동 작물도 안정적으로 겨울을 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