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서핑을 하다 읽은 글의 대략적인 줄거리다.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엄마가 아들의 시험지를 봤다. 오늘 자정까지 중요한 숙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친구들과의 약속과 숙제 제출 중 중요한 일을 먼저 골라라, 는 질문에 아들은 '친구들과의 약속'을 선택했고, 선생님은 틀렸다고 했다. 엄마는 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아들에게는 중요한 숙제보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이야기했단다.
그에 반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엄마와 아들이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본인에게 있어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묻는 가치중심적 사고의 질문이 아니라, 스티븐 코비의 '시간의 4분면'으로 알려진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선택하기', 즉 일의 경중을 따지는 문제였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 아들이 공부해야 하는 학과 시험범위 중에 '시간의 4분면' 내용이 있었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런 애쓰모글루 MIT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국가의 성공요인으로 민주주의를 포함한 포용적 제도를 제시한 바 있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있을 때 개인과 조직, 나아가 국가가 발전하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구촌 사람들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는 인권과 재산권을 유린한 제도들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99P, 시공사)
십수 년 전 아프리카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할 때 만난 아프리카 친구는 나에게 "africa is plenty. everything is plenty."하고 이야기해 주었다. 친절한 사람들, 풍족한 음식, 과일, 따뜻한 친절, 배려, 그 모든 것이 풍족하다는 의미였다. 모든 것이 풍족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였지만, 기득권 조직만을 철저하게 위하는 각종 비합리적인 제도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해받아야 하는 것은 아프리카 사람들만이 아니다. 이 땅을 이루고 있는 모든 시민, 기업가, 성직자, 학생, 군인들이 모두 이해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이미 앞선 사람들로부터 비롯된 수많은 지식과 지혜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너는 옛 시대 사람에게 물으며 열조의 터득한 일을 배울지어다 -욥기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