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

by 전대표

비오는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맑은 날씨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비오는 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음악을 듣는 게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감을 준다는 사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사람들은 없을 듯 하다.


실제로 빗소리와 재즈음악은 연관성이 많다. 부드럽고 유연한 리듬이 빗소리와 잘 어울린다는 특징이 있고, 피아노 터치 사운드, 통통 튀는 드럼 비트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꽤 훌륭한 협업을 이룬다. 재즈 특유의 감성적 분위기가 비오는 날의 차분함과 맞물려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악기에서 울려퍼지는 공감각적 사운드와 재즈 특유의 즉흥적 연주가 기분을 차분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집중력을 올라가게 해주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자연스럽게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마음이 지치고 울적할 때면 조용한 카페를 찾는다. 그리고 늘 읽는 책이 있다. 성경, 훌륭한 시집, 에세이가 그 예다. 좋은 기운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준다는 믿음으로 차분하게 시간을 보낸다. 동굴과 같은 시기를 지나는 시간을 보낼 때마다 도움이 되는 훌륭한 도구들이다.


삶을 환영하는 나라에서 이 공동묘지의 모든 것이 죽음의 공포를 내뿜고 있다. 그럼에도 이 묘지의 담장 밑에선 벨쿠르의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하고, 여성들은 키스와 애무에 몸을 맡긴다.

-[결혼/여름] 51p, 알베르 카뮈, 녹색광선


좋은 사람에게서 풍겨지는 기운은 대개 비슷하다. 시니컬하지 않은 친절함, 겸손함,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낮은 자세, 맑은 눈 등등. 어둡고 거친 사람에게서 풍겨지는 기운도 비슷하다. 시니컬함, 겸손하지 않은 교만함, 듣기보다는 가르치기에 집중하는 자세, 탁하고 불쾌한 눈빛. 세상의 어떤 것들도 기준이라고 하는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18화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