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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들

by 전대표 Mar 25. 2025


지금 돌이켜보니, 통계학 공부보다 역사와 철학 공부가 나의 주식투자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주식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기술이라서 만사를 철저하게 계량화하도록 훈련받은 사람은 크게 불리하다. 만일 종목 선정이 계량화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액을 벌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는 계량화가 통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 필요한 수학은 초등학교 4학년 산수로 충분하다.

-월가의 영웅 79p, 피터 린치,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초超'라는 표현이 있다. 초격차, 초경쟁, 초일류 등등의 단어가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뛰어넘는다는 의미를 가진 초超는 특별한, 특수한, 타인이 넘볼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나 조직, 기술력에 주로 쓰인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업, 기관, 사람은 모두 초超를 목표로 하고 나아간다. 그게 아니면 실패를 목표로 하고 나아가는 길 뿐이다. 


성과에 있어서 가장 높은 수준을 성취할 수 있는 자질을 의미하는 초超의 핵심은 기본, 즉 Back to basic이다. 기본은 모든 일의 중심이다.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은 기본이 갖추어진 사람이지,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의 살아있는 전설로 알려진 피터 린치 Peter Lynch는 마젤란 펀드를 2000만 달러에 인수하여 십수 년 만에 140억 달러 규모의 펀드 회사로 성장시킨 바 있는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다. 그야말로 초격차를 만들어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런 전설적인 인물조차도 '월스트리트에서 통용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순간, 10루타가 가능해진다.'라고 이야기한다. 


고대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저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2장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즐겁도다, 광대한 바다에서 바람이 물들을 뒤흔들 때, 

육지에서 다른 이의 큰 노역을 바라보는 것은.

누군가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 달콤한 쾌락이어서가 아니라, 

그대 자신이 어떠한 불행을 벗어나 있는지 깨닫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2장 앞부분, 루크레티우스, 아카넷 


의미상의 주어로 바다는 세상을 의미하고, 바람은 고난을 의미한다. 바람이 물들을 뒤흔든다는 것은 숱한 고난과 환난이 세상에 만연하다는 뜻이며, 육지는 그런 세상에서 벗어난 세계, 즉 불변하고 무너지지 않는 진리를 의미한다. 철학자와 대학자가 누리는 큰 기쁨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부가 아닌 진리 추구에 있음을, 루크레티우스는 그의 저서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올바른 철학과 가치를 가진,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다. 대학원이 아닌 유치원에서 배운 교육만으로도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그릇을 빚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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