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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는가

by 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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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건 육체적으로 늙어간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칠순이 넘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지능지수가 향상되거나 유지되었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상당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뇌를 자극시키는 행위 자체가 가지는 장점은 수도 없이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읽고 쓰는 행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읽는다는 행위는 정적인 행위이지만, 적극적으로 배우는 사람에게서만 발견되는 동적 행위이기도 하다. 읽을거리를 들고만 있다고 해서 읽는다는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숏폼 영상을 시청하는 게 일반화된 요즘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행위는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익숙해지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그럴 때는 무엇을 어떻게 읽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면 된다.


가령 신문을 읽을 때, 나는 시간을 정해두고 읽는다. 가십거리용 기사는 과감하게 패스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기사 중심으로 정독하면서 15분의 limit time을 정해두고 신문을 읽었다. 물론 신문을 15분 안에 읽으려면 엄청난 속독가이거나, 훑는 것만으로도 신문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박학다식해야 하기에 15분 안에 신문을 다 훑는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성공한 적도 별로 없었다. 오직 집중력을 위한 선택이었고, 시간이 더 필요하면 다시 15분을 투자했다.


정보 위주의 도서와 자기 계발서는 최대한 빨리 읽어 내려간다. 필요한 정보만 뽑아내면 되는 부류이므로 오랜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소설은 한 권을 읽는 데 두 달, 세 달이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읽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음미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부류의 도서, 논문도 있기 마련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뿐만 아니라 양질의 논문과 책, 시집은 소장 가치도 있을뿐더러 반복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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