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긴 명언들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며 투자계의 역사를 새로 썼던 찰리 멍거(Charlie Munger)가 미국 시간으로 오늘 28일 별세했습니다.
그는 99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게 마지막까지도 토론, 방송에 나오며 날카로운 위트를 과시했고 60년 넘는 투자 외길인생을 걸으며 수많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대부분 무언가를 까는 내용이어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미국인들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유명해진 이유는 우리가 똑똑해서가 아니다. 멍청한 짓을 덜 해서이지.
나는 모든 프레젠테이션에서 EBITDA(에비타)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것을 "뻥카 실적(bullshit earnings)"으로 치환해서 이해한다.
기업가치평가에 자주 등장하는 EBITDA가 회사 가치를 입맛대로 왜곡하는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버핏과 멍거는 평생 이 EBITDA를 깠으며 감가상각(depreciation)을 기업가치에서 빼면 뺐지 왜 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나는 99% 이상의 투자자들이 무조건 저가 인덱스 펀드 같은 것으로 분산투자(diversification)를 하고 트레이딩을 하지 않아야 한다 생각한다. 그러나 당신이 전문적인 투자자라면 그것은 미친 짓이다. 전문가라면 50개 회사 중에 좋은 회사 3개를 찾을 줄 알아야 한다.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금융이론은 헛소리다.
얼핏 들으면 상반되는 얘기 같지만 버핏과 멍거는 항상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인덱스를 권했으며, 반대로 자신들은 코카콜라나 코스트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황금 거위에 과감하게 몰아주는 투자를 하였습니다.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돈을 날리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개별 주식을 분별할 수 있는 전문 투자자라고 생각해서일 것입니다.
큰돈은 사고파는 데 있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데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500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저금리 시대에 많은 투자자들이 이것을 비판했지만 버핏과 멍거 듀오는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며 돈을 모았습니다.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버리면서 이 돈은 이제 5% 대의 안정적 이자수익을 내는 고마운 투자금이 되었고, 버크셔 해서웨이는 작년 이자로만 51억 달러를 받았습니다.
내 생각에 돈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근무하는 은행은 반드시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은행 직원들은 엔지니어들처럼 고칠 점을 찾아내는 사람들이어야 하지, 돈만 벌려고 하는 것은 가치의 충돌을 가져올 뿐이다.
당신이 1939년쯤 비엔나를 탈출하는 유대인 가족이라면 코트 안에 금을 넣어 다니겠지만 현대인들이 금을 살 이유는 없다. 훌륭한 회사에 투자하면 되니까.
미국인들 중에는 생존주의(survivalist) 철학과 맞물려 "사회가 망하면 남는 것은 금뿐"이라고 믿는 금 매니아(gold bug)들이 은근히 있는데, 버핏과 멍거는 금도 장기 투자에 형편없는 자산이라고 깠습니다. 다만 1998년 버크셔 해서웨이도 은에 투자했었던 기록은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가치 없는 가짜 금일 뿐이다.
버핏도 공식석상에서 비슷하게 가상화폐를 즐겨 깠으며 "그저 다음 사람이 나보다 비싸게 사주기를 기다리는 비생산적 자산"이라고 평한 바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멍거는 삶에 대한 철학을 담은 말도 여럿 남겼습니다.
당신의 평판과 정직성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걸 기억하라. 그것은 한 순간에 잃을 수 있다.
당신의 부고를 원하는 대로 써내려간 다음, 그것에 맞춰 살아 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