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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질소셜클럽 Dec 02. 2023

당신의 결혼 확률을 %로 예견해 드립니다

2023년 하버드대 사회학과 연구

한국의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좋아진 점이 있다면 전 세계 학자들이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유럽, 미국은 서서히 변하지만 한국에서는 10년마다 강산이 바뀌는데, 뭔가 급격한 변화가 있어야 연구하는 입장에서도 임팩트 있는 % 값이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학자들의 좋은 연구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2023년 7월 발표된 Opting out or left out? The gendered determinants of marriage in South Korea (Chang, Oh, Kim) 하버드대 사회학과 논문을 주제로 무엇이 한국 남성과 여성의 결혼에 유의미한 변수인가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왜 연구했는가?


일반적으로 서구권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 교육 수준, 임금이 올라감에 따라 여성도 결혼시장에서 남성과 유사하게 소득 그리고 부모님의 자산이 유의미해진다고 연구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경제 발전이 급격하게 일어났음에도 결혼만은 여전히 전통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가 동아시아에 대표적으로 3곳 있는데... 어딜까요?

3개국의 출산율 0을 향한 레이스


기존의 연구는 주로 서구권을 대상으로 하였고, 강한 가족주의 사회(strong familism societies)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 결혼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을 연구해 보았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논문에서 예로 든 "강한 가족주의 사회" 문화권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였습니다. 즉 결혼을 가문끼리의 중대사로 여기고, 막대한 신부지참금(dowry)과 예물이 필요한 이집트, 카메룬 같은 나라들과 한국이 큰 틀에서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중국, 인도의 지참금 문화. 아예 대놓고 이걸 노리는 결혼도 생깁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 데이터베이스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남녀 4,201명을 선발해서 어떤 요소가 초혼 확률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였습니다. 특히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까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주요 변수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소득
근로 여부
서울 거주 여부
부모의 자산
부모의 주택소유 여부
교육 수준 (고졸 / 전문대 / 4년제 대학)




한국 남성의 결혼확률을 말해드립니다


무려 30대의 절반이 미혼인 남자부터 봅시다. 

일본 드라마의 초식남


교육 수준: 4년제 대졸자가 고졸에 비해 결혼 확률이 26% 높았습니다. 단 1980년대생부터는 대학진학 여부가 다른 변수들에 비해 중요하진 않았습니다.


근로 여부: 근로 중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결혼 확률이 2배 높았습니다.


소득: 고소득 남성은 저소득 남성에 비해 결혼 확률이 36% 높았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1970년대생은 25% 높았었기 때문에, 소득의 중요성이 최근 들어 더욱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 자산: 부동산을 포함하지 않고 현금, 주식 등 금융자산만 세었을 때 1,000만 원 이하 낮음, 1,000-3,000만 원 중간, 4,000만 원 이상 높음으로 분류했습니다. 보통 한국 가구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 자산이니, 저 자산규모는 전체의 20-30% 정도라고 감안하고 보시면 됩니다. 


남성의 결혼율과 부모 자산의 상관관계. 실선: 낮은 자산, 점선: 높은 자산


부모의 자산이 중간급인 남성은 낮은 급인 남성에 비해 결혼 확률이 22% 높았고, 높은 급인 남성은 그보다 14% 더 높았습니다. 


부모 주택소유 여부: 주택을 소유한 부모를 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결혼 확률이 27% 더 높았습니다. 


종합해 보면 남성의 결혼 확률을 결정하는 변수는 딱 하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여성의 결혼확률을 말해드립니다


그럼 여성은 어떨까요?


1980년대 일본 커리어 우먼


교육 수준: 남성과 반대로, 1980년대생들은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결혼 확률이 40% 급감했습니다. 


근로 여부: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습니다.


소득: 1970년대생까지는 상관이 없었으나, 1980년대생부터는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 확률이 11% 증가했습니다.


부모 자산: 부모의 자산이 중간급인 여성은 낮은 급인 여성에 비해 결혼 확률이 19% 높았고, 그보다 높은 급인 여성의 경우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부모 주택소유 여부: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습니다.


종합해 보면 여성의 소득과 자산은 80년대부터 약한 상관관계가 생기고 있으며, 교육 수준이 결혼 확률을 큰 폭으로 낮추었습니다.


이것은 일본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에서 이미 관찰된 현상으로, 여성들이 높은 교육 수준을 획득하여 좋은 직장에 진출하는 순간 결혼이 예전처럼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과 육아 병행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 여성들이 전보다 결혼을 덜 선택하게 됩니다.




이 연구의 시사점은 무엇인가


과거 조사에서는 근로 여부와 교육 수준이 결혼 확률의 주요 변수인 것으로 나타났었으나, 최근 코호트에서는 오직 돈만이 결혼 확률을 정하는 것(money is king)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한국 결혼의 미래를 점친다.

한국과 중국에서 신혼집의 장만은 "결혼 패키지"를 누가 얼마큼 부담할 것인지 중요한 의무를 지웠으며, 특히 한국처럼 부동산 시장이 월세가 아닌 구매와 전세에 치우쳐 있는 경우 한 번에 큰 양의 자산 운용이 강제된다.


경제적 격차로 인해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거 양산되는 현상은 유사한 성역할 전문화(gender specialization) 사회인 중국, 대만, 싱가포르,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도 관찰된다.


결론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남성들은 결혼시장에서 탈락하고(left out),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들은 커리어를 위해서 혹은 만족할 만한 파트너를 찾지 못해 결혼 시장에서 나가기를 선택한다(opt out).


유투브: 부읽남TV 


연구의 시사점을 보면 가까운 미래에는 두 가지 현상이 같이 나타나면서 결혼을 더욱 감소시킬 것이라고 보입니다.


남성: 집값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결혼 부담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자산 하위 10% 정도의 남성들은 결혼 자체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여성: 지금과 같이 출산과 육아가 커리어에 강력한 단절을 불러온다면, 교육 수준이 높은 고소득 여성들은 더욱 비혼이나 딩크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에서 앞서 나타난 뒤, 앞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더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용 논문: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111/jomf.12935?saml_referrer

*교육기관 인증 혹은 결제가 필요합니다.


비슷한 한국의 2015년 연구 결과: https://ent.sbs.co.kr/news/article.do?article_id=E100063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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