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문화
열대 지방에서 쌀과 옥수수 다음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주식품 중 하나가 바로 카사바(Cassava)라고 하는 뿌리식물입니다. 마니옥(Manioc), 유까(Yucca)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고구마 비슷하게 생긴 뿌리는 버블티의 쫄깃한 버블을 만드는 데 쓰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도 매해 엄청난 양을 소비하고 있지만 잘 모르는데 그 정체는...
한국인의 밥상엔 쌀이 올라가야 하지만 동남아,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의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카사바가 쌀이나 밀을 대신합니다. 이 식물이 자라는 지방이 비옥하지 않은 습지대이고 다른 식물에 비해 규칙적인 재배 및 수확이 어렵다 보니, 주로 못 사는 지역의 탄수화물 섭취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브라질에서 Pão-de-pobre(거지의 빵)이라는 별명까지 있을까요.
세계적으로 카사바 재배가 활발한 지역들에서는 카사바를 쪄서도 먹고, 구워서도 먹고, 튀겨서도 먹고, 말려서 가루로 빻아서 빵도 만들고, 수프에도 넣는 등 아침, 점심, 저녁, 디저트까지 정말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한 식사로는 Caldo de aipim이라고 해서, 만지오까에 베이컨이나 고기를 넣고 끓이는 수프 비슷한 것이 있고, 브라질 반찬으로 빠질 수 없는, 만지오까 가루(Farinha)를 튀긴 뒤 야채나 고기 등과 볶아 만드는 Farofa가 대표적입니다.
이 Farofa는 브라질 페이죠아다(Feijoada) 정식에 항상 곁들여 나오는데 한국인들이 밥을 보면 김치를 찾듯이 브라질 사람들도 고기나 페이조아다를 보면 "파로파 있어요?"라고 습관처럼 묻는 그런 음식입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버전은 Aipim frita, 카사바 튀김인데 맥주 안주나 간식거리로 딱입니다. 물처럼 밍밍한 브라질 맥주가 잘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