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라질소셜클럽 Mar 11. 2024

육각남 쉽게 찾는 방법

6각 아닌 2각

육각남 그는 누구인가?



육각남이란 우리 주변에 얄밉게도 꼭 한 명씩 존재하는 존잘 엄친아를 계량화하기 위해 탄생한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로 만들어졌을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고, 결정사도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MBTI 같은 공신력 있는 테스트처럼 되었습니다.


블라인드에서 논의중인 기준


육각남의 기준은 매년 물가나 트렌드 등을 고려해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크게 두 가지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정량적 변수: 자산, 학력, 직업, 집안은 꽤 정확하게 계량이 가능합니다. 인서울, 대기업 같은 조건들을 보면 한국 상위 10%-15%를 기준으로 상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정량적 변수: 성격, 외모처럼 계량이 어렵고 취향을 타는 비정량적 변수의 경우 "잘생기진 않아도 됨" "모나지만 않으면 됨"처럼 상위 10%가 아닌 "평균 혹은 그 이상"만을 요구하고 있는 특징이 보입니다. 즉 정량적 변수에 비해 훨씬 기준이 널널하고 하위만 아니면 된다는 것입니다.




육각남 모델의 문제점


기존의 육각남 모델은 통계적으로 적절하게 쓰이기 어려운 한계점을 안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화목한 가정" "모나지 않은 성격"처럼 일부 변수가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6각이 서로 독립변수(independent variable)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풀어서 말하면, 부모의 자산/소득과, 개인 자산, 직업, 학력 사이에는 서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한국 인구의 몇 %가 육각남일까?"라는 답을 구하려고 각각의 %를 곱했을 때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력이 높은 사람,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 자산이 많은 사람, 유복한 부모님을 둔 사람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겹치는 변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기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변수끼리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아봅시다.




변수간 상관관계를 알아보자


부모 소득 vs 학력:

한국의 대표적인 등골 브레이커 사교육비를 생각해 보았을 때, 대부분이 당연히 비례할 것으로 예상할 것입니다. 그리고 연구 결과가 그것을 뒷받침합니다. 대학까지 갈 것도 없이 이미 특목고 재학생의 40-50% 이상이 고소득층 가정 출신이었으며, 민족사관학교의 경우 87%가 고소득층 아버지를 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즉 부유한 가정이 높은 학력을 대물림해 줍니다.


출처: 한국장학재단(2021), 교육격차 실태 종합분석(2018)


부모 자산 vs 직장 / 소득:

2023년 발표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금융자산과, 그 자녀의 직장의 질과 소득 수준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즉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풍부하게 받은 자녀들이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높은 임금을 받았습니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찾았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려면 1년 혹은 그 이상의 취준기간이 소요되는데, 부모의 지원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6각남에서 2각남으로


위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기존 6개의 변수 중 집안 / 학력 / 직장 / 자산은 부모의 소득 및 자산에 모두 유의미한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네 가지가 아닌 한 가지, "집안"만 보면 된다는 결론이 납니다. 


이건 사회적으로 상당히 암울한 결론인데, 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학력과 일자리, 소득이 모두 부모의 영향을 받는 대물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득이 결혼과 연결되기 때문에, 결국 부모의 자산 -> 학력 -> 직장 -> 소득 -> 결혼이라는 긴 연결고리가 성립하며, 남성의 결혼 성공률까지도 좌우하고 있습니다.

출처: 결혼의 계층화와 전통적 성 정체성의 고착(2017)


결론적으로, 이상적인 결혼 상대 남성을 찾는 기준은 이 두 가지면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건강: 키 175cm 이상, BMI 25(경도비만) 이하

집안: 부모 자산 상위 X% 이상 (본인의 가정 수준에 비슷하게 양심껏 선택)


심지어 이 두 가지도 약하게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유한 가정일수록 키가 크고 건강하며 어릴 때부터 외모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까요. 측정이 힘들어서 제외시키긴 했지만 성격, 취미도 가정의 영향을 받는 점을 생각하면, 가정이 어쩌면 모든 걸 설명해 주는지도 모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착유형에 너무 집착하면 안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