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온다 노 저어라
누구나 뒤를 돌아보면 2.0의 시력을 가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땐 이렇게 뜰 줄 몰랐는데 어느 순간 방송을 타고 너도나도 다 먹고 있던 브라질 식품들을 소개합니다...
사실 마테차는 지금은 브라질보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쪽에서 더 많이 마시기는 합니다만, 브라질 남부에서는 전통적으로 마셔왔고 상점에 가도 여러 브랜드를 볼 수 있습니다. 마테차의 맛은 크게 두 가지로 결정되는데, 줄기 대 잎의 비율과 차를 익힌 정도입니다. 쓰고 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잎이 많고 세게 볶은 차를 선호합니다. 브라질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Canarias는 잎으로 만들어 잘게 자른 마테차인데 아르헨티나의 Amanda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맛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2010년 즈음 미국의 한 카페에서 마테를 처음 접했는데, 그때 기념으로 한 봉지 사 들고 왔던 차는 가족들 모두 맛만 보고 집에 그대로 놓여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인가 하루는 어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너 그때 사 왔던 차 이름이 뭐였니? 그거 좀 더 사와라"
"마테차? 그건 갑자기 왜요?"
"말도 마라 요즘 한국에선 없어서 못 산다"
그랬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항산화물질이 가득한 다이어트 차로 소문나는 바람에 사고 싶어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브라질엔 kg 포대째로 굴러다니는 마테차인데... 그때 들여왔어야 했습니다.
아싸이는 미국을 거쳐 전 세계에 대박을 낸 브라질 건강식품이지만 브라질에서는 옛날부터 꽤 흔하게 먹던 스무디였습니다. 약간의 각성효과가 있는 과라나를 갈아 넣기도 하고, 바나나 같은 과일과 견과류를 올려서 아침이나 간식으로 많이들 먹습니다.
이 아싸이도 2013년인가 한국 방송을 타고 암도 물리치는 기적의 베리로 소개되었습니다. (사실이라면 아마존 원주민들은 거의 불로불사의 신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쯤 제가 들어가 있던 브라질 음악 단체에서는 냉동 아싸이를 조금씩 수입해 행사에 팔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소문내지 않아도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먹으러 왔습니다. 우리는 냉동 포장된 아싸이 봉지를 망치로 두드리며 신나게 장사를 했습니다. 지금은 아싸이 전문점이 가로수길에도 열었다는 것 같습니다.
꽤 최근에 유행하기 시작한 브라질너트는 남자에게 좋은 아연, 티아민, 인, 마그네슘 등이 무척 풍부하게 함유된 고효율 견과류입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브라질넛트의 최대 장점은 어른에게 부족하기 쉬운 셀레늄을 거의 독성에 가까운 양으로 함유하고 있어 1-2알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을 채운다는 점입니다. 브라질너트는 절대 몸에 좋다고 많이 먹어서는 안 됩니다. 단 6알만 먹어도 어른 권장량의 10배를 초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타민과 달리 셀레늄 과다복용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꼭 권장량만 먹읍시다.
브라질에서는 Castanha-do-Para라고 불리며 볼리비아와 브라질이 거의 40%씩 세계 생산량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과다 섭취의 위험 때문인지, 다른 견과류에 비해서 요리에 쓰이거나 하는 활용도는 거의 없고 브라질 사람들도 비타민처럼 먹는 듯합니다.
브라질 갔다 와서 아버님 댁에 놓아드리면 사랑받는 건강식품인 녹색 프로폴리스는 브라질에서만 납니다. 한국 사람들도 주로 호주산을 먹다가, 어느 순간 브라질산에 특수한 효능이 있다는 기사가 번지면서 하나둘씩 찾고 있는 모양입니다. 연구 결과 녹색 프로폴리스에는 높은 항균력을 지닌 아르테필린C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물질은 브라질에서만 사는 식물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역시 식물의 보물창고다운 브라질입니다.
브라질 뿐 아니라 코코넛이 나는 나라면 어디든 물처럼 애용하는 코코넛 워터는 어느새 한국에서도 요가나 필라테스 센터에서 이온음료를 제치고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인기 음료로 등극했습니다. 전해질 보충 효과가 뛰어나고 약간의 달달함도 있어 운동 후 마시기 좋습니다. 브라질에서는 해변가에 가면 매우 싼 값에 코코넛에 빨대를 꽂아주는데 포장된 상품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과연 다음 히트상품은 뭐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