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음악
재즈나 실용음악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꽤 자주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보사노바와 쌈바는 어떻게 다른가요?”였습니다. 누구는 보사노바를 빨리 연주하면 쌈바가 된다고 하고, 누구는 리듬이 다르다고 하는 등 의견이 분분해서, 브라질 최대의 코드 사이트 Cifraclub의 강의를 빌려와 정리해 봅니다.
우선 요점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1. 쌈바와 보사노바는 근본적으로 같은 음악이나 악센트와 느낌이 다르다.
2. 쌈바는 보사노바에 비해 다양한 타악기를 사용하고 여러 명이 참여한다.
3. 쌈바는 리듬감을 강조한 참여적인 음악이고 보사노바는 재즈적인 화성을 강조한 듣는 음악이다.
보사노바는 브라질에 외국 문물이 본격적으로 개방되던 시기인 1950년대에 발전했기 때문에, 재즈와 클래식의 화성을 많이 가져왔습니다. 때문에 대체로 쌈바에 비해 더 정교하고 복잡한 코드를 사용합니다. G 코드로 시작하는 짤막한 노래의 예를 들어 볼까요?
쌈바: G - A7- Am - D7 - G
보사노바: G7M - A7(13-) - Am7 - Am6 - G7M
이처럼 똑같은 노래를 연주해도 보사노바가 훨씬 복잡한 코드 진행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사노바의 아버지" 쥬앙 질베르투는 자주 Falsa Baiana, Eu Quero um Samba 등의 전통적 쌈바곡을 정교하게 편곡해서 연주했습니다.
쌈바에서 타악기를 거의 배제하고 재즈적인 화성을 첨가하는 것은 보사노바 불변의 레시피입니다.
악기 편성에서도 둘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왼쪽의 쌈바를 보면 각종 브라질 타악기와 까바끼뉴, 7현 기타 등 생소한 전통악기들이 주를 이루고, 오른쪽의 보사노바를 보면 피아노와 일렉트릭 베이스 같은 현대 악기들로 구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베이스 리듬을 어떻게 연주하느냐"입니다. 쌈바의 경우 큰북인 수르두(Surdo)의 1, 3박에 맞춰 밴드 전체가 움직입니다. 보사노바의 경우, 재즈와 비슷하게 베이스 기타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쌈바의 트레이드마크인 쿵쿵 울리는 베이스 리듬이 절제되었기 때문에,
보사노바가 더 가볍고 모던한 느낌을 줍니다.
가장 주관적인 카테고리이지만 가장 직관적이기도 한 부분입니다. 쌈바는 달동네와 길거리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참여적이고 즉흥적인 특징이 있는 반면, 보사노바는 도시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클래식이나 재즈와 같이 조용하고 절제된 청중을 대상으로 합니다.
쌈바 공연은 대체로 격식 없이 맥주 한 잔 놓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보사노바 공연은 보통 더 조용하고 조명도 어두운 정식 공연장의 느낌입니다.
맺으면서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위에서 소개하는 기준들이 항상 맞아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쌈바인데 Paulinho da Viola나 Chico Buarque처럼 화성도 복잡하고, 악기 편성도 재즈 밴드에 가깝고, 정식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Chico Buarque의 경우 드럼셋과 깔끔한 사운드를 주축으로 한 쌈바 가피에라(Samba Gafieira)라는 세련된 장르의 곡들을 여럿 쓰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 음악을 나누는 기준은 별 의미가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아티스트 본인이 선택한 장르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