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같이 서있는 사람이 대단히 감사한 이유
인간이 콘텐츠보다 재밌을 수 없다.
몇 시간에서부터 몇 년을 거쳐 만든 콘텐츠처럼 사람을 소비하려다 보면 질린다.
사람은 재미가 없다. 나랑 웃음코드가 맞지도 않고 내가 좋아하는 행동만 하는 것도 아니며 척하면 딱 알아서 일을 처리해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 욕구들을 즉시 채워주는 것들이 이 세상엔 너무나 많다. 왜냐면 그것들은 그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말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어떤가?
목적 없이 태어나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타인이 바라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나.
이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가. 그리고 얼마나 이타적인 모습인가 싶다.
자신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태어났는데 어떤 목적을 이루자고 같이 동의한 사람들을 위해 같이 기계처럼 변하려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게 무조건 옳은 방향으로 가던가?
처참한 결과가 아니면 다행이다.
상황이 벌어지면 대처하는 목적 없는 존재.
그것이 내 옆에 그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함께 그래도 무엇인가 이루어보자고 곁에 있어준 사람을 위해 감사해야 함을 또 깨닫는다.
그들은 아무 목적도 없으며 아무 책임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존재들이다. 내가 무조건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낳은 생명을 일정기간 지키는 일이 아니라면 사실 우리는 할 일도 없는 존재들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