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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 Jan 22. 2023

멍청하게 살 수록 더 복 받는 사람

체념과 한계

살다 보니 이유는 하나가 아니더라


사람은 생각의 집을 짓는 동물이고

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내 수준에 맞는 이분법적인 이유가 필요했을 뿐


있는 그대로 사실만 보자면

아무 이유도 없던 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무한한 이유들이 섞여있더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에

내 정신을 지키고 싶다면


내가 할 일은 이유를 붙이지 않는 것이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 사이의 일이라고 하면

상대도 그 이유를 모를 것이고

그 자리에서 이유를 말하라고 한들

그때 그 순간 거기에서

말하기 적절한 이유였을 뿐이다

그 순간이 지나면 무쓸모한 말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와 이해하려고 한들 안 되는 것이다


이유를 알려고 하지 마라

원인을 하나로 한정하지 마라

난 그저 모를 뿐이고 사실은 그저 일어났을 뿐이다


어차피 나는

인간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했다고 착각해 자신을 보호하는

단단한 생각의 집을 만들 뿐


그 생각의 벽은 보기에도 흉하다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던 남들이 볼 땐

그저 뜬금없이 우뚝 솟은

흉한 탑에 불과하다


매번 새롭게 모든 것을 대하라

그래야만 너를 바로 보여줄 수 있다


어떤 일이 벌어진 데에는

이유가 하나가 아니기에

그렇기에 생각의 집을 짓지 말라

그 탑은 보기에도 굉장히 흉하다


이분법에 갇힌 너는 네가 아니기에

그런 모습의 너를 보여주지 마라

너만 손해다

그 순간 사람들은 너를 이분법으로만 본다

너는 세 살 이이도 이해할 만한 수준의

가벼운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속에서 고통받지 말아라

부탁이다


절대 이유가 하나라고 한정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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