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하루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것
하루의 시작과 끝은 침대에서 이뤄지며, 이것은 별도의 철저한 반복숙달로 생기는 [공부] 와는 다르다. 자연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고 , 당연하게 침대에 눕는다.
당연한 것은 [사전적, 예비, 의도, 계획적, 목적론적] 단어들과 거리가 멀다. 자연(自然)의 뜻풀이를 보며 스스로 그러하다는 것을 도출했을 때 문득 깨달은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 것에 대한 별도의 고찰은 애초부터 불필요했다는 점이다. 나는 사고를 하는 인격체로서 글자를 배워 학습을 했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되었는지,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는 자문자답의 영역으로 두었을 뿐, [당연하지 않게] 깊고 파고들며 별도의 연구를 수행하진 않았다. 그럴 필요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랬다. 아니 어제부터였을까.
일상은 그것의 본래 의미로부터 항상성과 낮은 변모가능성을 도출할 수 있다. 습관과는 친숙하고 낯섦과는 어색한 사이로서의 일상은 그렇게 그곳에 서있었다. 쉽사리 변신을 도모하지조차 [못한채로] 일상은 늘 '일상'스럽게 존재한다. 누군가 말했듯 이름으로 불려질 때 비로소 꽃으로 명명되듯, 일상은 '일상'이라 밝혀질 때 그 존재 자신이 된다.
그렇다면 일상은 어떻게 밝혀지는 것일까. 요람에서 무덤까지 추적관찰하듯, 침대에서 침대까지의 활동을 조관하면 [일상의 '일상성']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방법론을 떠올리면서 일상을 연구대상으로 승격시킬 경우, 그것은 그때부터 일상성을 잃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묻는다. 나쓰메 소세키는 과거 문학에 관한 물음에 대해 마치 피묻은 손을 피로 닦는 것이라는 걸 답했다. 손을 닦고자 하는 것은 결국 손을 가진 이의 [닦고 싶은] 욕망에서 발현된, 이른바 목적과 의도를 지닌 일상적이지 않은 행동이다. 물론 손에 피를 묻힌 자를 상정하는 것부터 다소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일상을 독특한 외연으로 이쁘장하게 포장하는 것은 일상성을 더욱 은폐시키는 행동이다. 일상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자연스러워 [야. 한다] 는 식의 정언명령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로워[야 한다]. 어떠한 반자연적인 사고도 동반하지 않은 채, 익숙과 편함을 근저로 불편부당의 자세를 늘상 견지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것(A)이 그 속성으로 Must, Should를 수반하는(~A) 모습 여간 [가슴이 웅장해지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일상은 일상성을 지녔기에 일상인 것이 아닐 것이다. 일상은 나무처럼 그곳에 서있다. 그러나 일상성을 찾겠다고 나섰을 때, 일상은 나이테만 남겨진채 밑기둥만 남은채, 그곳에 서있[었던]것이 된다.
일상은 이처럼 가볍지 않았다.
아.
2025. 9. 14. 오후 8시 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