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에 관하여 다채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취향은 오롯이 음식인데! 호박고구마보다는 밤고구마, 고등어보다는 갈치, 꼬들밥보다는 질은 밥, 밀크초콜릿보다는 다크초콜릿, 생크림케이크보다는 바스크치즈케이크... 하염없이 끄적일 수 있을 것 같다. I can do this all day.
며칠 전에 만난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소개해줬다.
세상에나. 아직도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어? 어른이 된 후로 장난감을 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나다.
어릴 적에 장난감을 받았을 때 느꼈던 짜릿함이 빙그르르.
장난감은 항상 엄마아빠 아니면 엄마아빠의 친구들이 서프라이즈로 놀래켜주는 선물이었다. 장난감이 선물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니 설레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장난감 선물을 받을 자격을 박탈당했다. 세상의 부모님들은 더 이상 서~프라~이즈~를 해주지 않았다.
중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어린이날 선물을 받지 않았던 날, 이제 어른의 부류라며 기분이 으쓱했던 것 같기도, 은근미적하게 며칠 동안 아쉬운 마음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는 이유는 뭘까. 큼지막하게 느꼈던 장난감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느끼며 내가 잘 크고 있구나, 하고 기뻐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일까? 그렇다면 더 이상의 외적 성장은 가로너비밖에 없는 나에게 주어지는 장난감은 혼자서도 부풀어오를 줄 아는 것. 이를테면 풍선이나, 개구리알. 싫어...
내가 제일 좋아했던 장난감은 플라스틱 칼과 탑블레이드 팽이였다.
아, 나의 세상에 더 이상 장난감은 없다. 하지만 서프라이즈는 지금도 설레는 걸.
유기농 무첨가 제로슈거 다크초콜릿 받고 싶다!
... 난이도 극상.
서~프라~이즈~에게 나는 만만치 않은 존재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