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굉음 속의 낭만" 밴드 리뎀션즈를 만나다.

굉음의 숲을 지나, 우리를 구원할 하이틴 로큰롤

by 손익분기점

록 밴드의 무대가 관객과 하나 되어 땀 흘리며 뛰는 축제라면, 그 중심에는 단연 밴드 리뎀션즈가 있습니다. 초기 개러지 록의 거친 질감 위에 얹어진 신선한 전자음, 그리고 2000년대 하이틴 영화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한 청량함까지. 리뎀션즈는 이제 단순한 밴드를 넘어 새로운 세대의 록 에너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12월 17일, 외로운 청춘들을 위한 곡 <Hiding In The Corner Again>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아온 리뎀션즈. 그들이 써 내려가는 뜨거운 하이틴 로맨스, 그 뒷이야기를 공개합니다.


오늘 소개할 아티스트는 굉음 속의 낭만을 노래하는 밴드 ‘리뎀션즈‘입니다.


지금 바로 밴드 ’리뎀션즈‘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Q : 안녕하세요. 밴드 리뎀션즈님 반갑니다. 먼저 채널 구독자분들께 근황과 함께 짧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손익분기점 구독자 여러분!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의 로큰롤 밴드 리뎀션즈입니다! 요즘 저희는 2026년에 있을 해외투어를 위해, 팀의 새로운 시스템을 열심히 정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조만간 들려드릴 신곡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요. 미스테리 괴담에서 가져온 상상력 위에 개러지 록과 신스 록을 믹스한 독특한 콘셉트의 곡입니다. 리뎀션즈가 어떤 방식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해 주시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이렇게 근황을 전할 수 있어 반가워요!




구원을 향한 여정 : 결성부터 쇼생크 탈출까지



Q : 반갑습니다! 2021년 데뷔 이후 벌써 4년 차를 맞이하셨습니다. "굉음의 숲을 탐험하는 구식 캠핑카"라는 슬로건이 여전히 인상적인데요. 리뎀션즈가 처음 시작될 때 꿈꿨던 음악적 풍경과 지금 마주하고 있는 풍경은 얼마나 닮아 있나요?

A : 초기 리뎀션즈는 한국적인 인디 정서를 많이 품고 있었어요. 동경하고 영향받은 00년대 국내 밴드들의 감성을 그대로 표현하고, 이어가고 싶었죠. 조금 더 소박하고 순수했달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저희의 사운드는 훨씬 미래지향적으로 변했고, 세계관도 넓어졌습니다. 여전히 청춘과 불안을 이야기하지만 느와르나 하이틴의 테마도 자유롭게 차용하고요. 동시에 팀의 시스템도 많이 달라졌어요. 전보다 비교적 음악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창작과 표현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처음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만큼의 관심과 응원을 받게 되어 매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만의 작은 낭만을 넘어, 함께 걸어가는 책임과 동력을 얻게 된 느낌입니다. 다방면으로 변화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 속에서도, 처음 품었던 꿈은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있다는 걸 자주 느낍니다.



Q : 2023년 정규 1집 [The Redemptions]를 2CD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직접 프로듀싱하며 발매하셨죠. 이 무모할 정도의 거대한 작업이 팀의 자생력과 결속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A : 24곡짜리 2CD를 직접 프로듀싱한다는 건 도박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팀인지를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죠. 데뷔 직후 그런 규모의 작업을 감행한 밴드가 많진 않잖아요.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예요. 특히 재하가 프로듀싱과 믹싱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 멤버 모두가 자금을 쏟아부어 완성한 앨범이었죠. 그렇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대로 원 없이 다 해본’ 경험이 되었어요. 그 경험 덕분에 지금 더 가볍고 유연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정규 1집을 발매하고 나서 감사하게도 좋은 공연과 기회를 제안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듣고 싶은 음악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팀이구나. 그리고 그 음악은 우리를 더 큰 기회로 이끌어주는구나. 그런 자생적인 확신과 용기가 적지 않게 생겼고, 멤버들끼리의 신뢰도 훨씬 단단해졌어요. 서로서로 이 인간 정말 나 못지않게 미쳐있구나... 하고 느끼면서요. (하하)



Q : 지난해 루비레코드의 레이블픽에 선정되어 EP [쇼생크탈출]을 발매했습니다. 밴드 이름과 앨범명이 묘하게 연결되는데, 리뎀션즈에게 이 시기는 어떤 의미였나요?

A : [쇼생크탈출]은 말 그대로, 머물러있던 틀에서 한 번 크게 탈출한 시기였어요. 회사와 함께 움직이면서 음악이 세상에 나가는 속도와 방식을 처음 정식으로 배우는 수업이었죠. 또 그전까지는 저희가 사랑해 온 국내 인디의 흐름과 영향 안에 서 있었다면, 이 앨범부터는 리뎀션즈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꺼내 놓기 시작했다고 느낍니다. 사운드도, 서사도, 이미지도 본격적으로 ‘리뎀션즈만의 것‘ 같은 색깔을 제시하려 했어요. 저희 손으로 문을 열고 직접 밖으로 걸어 나간 느낌이죠. ‘왜 이러한 음악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밴드가 될 것인지’에 대해 [쇼생크탈출]에서 명료하게 선언했던 것 같습니다.

쇼생크탈출




새로운 색채 : 신디사이저와 하이틴 록의 결합



Q : 2025년 신디사이저 멤버를 영입하며 사운드의 큰 변화를 꾀했습니다. 거친 개러지 록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하이틴 록’과 ‘전자적 감각’을 섞기로 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A : 리뎀션즈는 원래 거친 펑크, 개러지 록의 에너지를 가장 큰 무기로 삼아왔어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점점 더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표현하게 되어, 저희가 그리고 싶은 세계가 저희의 사운드보다 넓어지기 시작했죠.

느와르, 괴담, 하이틴, 미래적인 이미지들을 모두 담으려면 기타와 베이스, 드럼이라는 클래식한 록 악기편성 이상의 질감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신디사이저 멤버 영입은 리뎀션즈식 개러지 록 위에 짜릿하고 미래적인 전자적 감각을 얹는 실험이었습니다. 추구해 오던 날것의 밴드 사운드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새로운 색채를 추가한 셈인데요, 앞으로 발표할 신곡에서 그 조합이 더욱더 극적으로 드러날 예정이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Q : 새로운 멤버 합류 후, 기존 곡들을 연주할 때나 신곡을 작업할 때 팀 내에서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사운드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도 궁금합니다.

A : 신시사이저 및 키보드는 소리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노래마다 콘셉트를 확실하게 부여하려는 저희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르간, 피아노 같은 전통적인 악기보다는 미디신호 기반의 신시사이저 소리를 선호합니다. 또, 라이브에선 기존 두 대의 기타가 만들어내던 꽉 찬 사운드에 비해 비교적 빈 공간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악기 하나하나의 개성이 보여서 더 재밌는 사운드를 선보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음원 작업 시에는 통기타 백킹 사운드나 중간중간 들어가는 일렉기타 사운드, 그 외 샘플 사운드 등 과하진 않게 꾸며줄 수 있는 트랙들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신곡 <Hiding In The Corner Again>


<Hiding In The Corner Again>앨범 커버


Q : 12월 17일에 발매된 신곡 <Hiding In The Corner Again>은 그야말로 리뎀션즈식 ‘치어펑크’의 정수입니다. ‘구석에 숨어있다’는 제목과 대비되는 폭발적이고 밝은 사운드의 반전이 매력적인데, 이 곡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A : 사실 저희는 늘 청춘의 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그것의 기저에 있는 불안과 좌절, 상처나 모멸감을 함께 말해왔어요. <Hiding In The Corner Again>은 그 마음을 은유로만 두지 않고, 더 직접적인 메시지로 이야기해 보고 싶어 만든 노래입니다. 리뎀션즈가 꾸준히 믿어오고 외쳐온 것은 불안과 전율, 두려움과 폭발력은 결국에 하나라는 진실이에요. 우리는 멤버 한 명 한 명, 두려움과 불안에 의해 무대에 오르고 음악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우리 모두에게 ‘구석에 있어도 괜찮지만 언젠가는, 비밀 노트를 들고 앞으로 걸어 나가자.’ 그런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Q : 곡을 듣다 보면 하이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연상됩니다. 작업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나 특별한 이미지, 혹은 멤버들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있는지 궁금합니다.

A : 특정 영화 한 편에서 영감을 받았다기보다는, 오래전부터 내면에 쌓여 있던 이미지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 느낌입니다. 저(신영)는 이상하게 꿈을 꾸면 늘 학교에 있거든요. 시험에 지각한다든지, 애매하게 친분이 있는 동기들 사이에서 겉돌면서 손에 난 땀을 몰래 움켜쥔다든지... 늘 뭔가 준비가 덜 된 상태예요. 실제 학창 시절에도 저는 항상 복도 구석이나 뒤편에 서 있는 사람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hiding in the corner again]의 뮤직비디오는 종이 가면을 쓰고 용기를 내서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가는 이야기인데, 구상 단계에서 저희는 그 가면이 어떤 완벽한 영웅의 페르소나라기보다, 조금 허접하고 금방 찢어질 것 같은 한꺼풀의 페르소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설퍼도, 마치 종이가면처럼 쉽게 허물어지고 흔들려도 그 용기 자체가 이미 충분히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이미지로 구현하고자 노력했네요.



Q : 이 곡에서 팬들이 "이 구간의 사운드는 꼭 놓치지 말아 달라"라고 추천하는 킬링 파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 이곡의 마지막 보컬파트인 ‘step out, no more corner again’ 부분이 가장 사운드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악기가 빠지고 추가되는 진행이 군더더기 없이 명쾌해서 이 파트는 특히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hiding in the corner again



함께하는 즐거움이 곧 힘이 되는 밴드



Q : 리뎀션즈는 "관객과 함께 뛰고 외치며 무대를 완성하는 밴드"로 유명합니다. 무대 위에서 멤버들이 느끼는 에너지는 리뎀션즈가 음악을 지속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인가요?

A : 맞습니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에너지는 분명 가장 크고 압도적인 동력이고 연료예요. 관객과 함께 뛰고, 외치면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 내려오면 로큰롤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가 다시 선명하고 또렷해져요. 저희가 느끼는 에너지는 단순한 즐거움보다, 신호가 연결되는 느낌에 더 가깝기도 합니다. 자취방과 연습실에서 시작된 아주 미약한 발상과 고민이 노래가 되고 그 노래가 누군가의 하루에 닿았다가 또다시 무대 위로 돌아와 저희를 움직이도록 밀어주잖아요. 그 순환과 연결감? 완결되는 감각이 저희가 음악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동력 같아요.



Q : 새로운 세대의 록 밴드로서, 리뎀션즈가 꿈꾸는 ‘2026년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또 다른 음악적 실험이 있다면 살짝 들려주세요.

A : 26년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말 그대로 저희도 구석을 박차고 나와 우리의 얘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그런 해요. 저희는 정말 그럴 준비가 돼 있어요. 시도해보고 싶은 음악적 실험이라면, 앞으로 만들어내고 발표할 작품들도 이번 겨울에 내는 세 곡의 싱글과 결을 같이 하여, 저희가 좋아하는 오래된 록 장르들을 ‘옛날 음악 베이스인 줄 모르겠다, 너무 세련됐다!’고 느끼실 만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초점을 두려 합니다. 대체로 사운드적으로요. 샘플링이나 미디 편집 등, 실연(실제 연주) 이외의 기술등을 적극 차용하고 도입해보고 싶습니다.



Q : 이 마지막으로, 리뎀션즈의 음악을 들으며 힘을 내는 팬들에게 따뜻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 미치도록 외로운 순간에도 록음악이 있습니다. 침대 머리맡에서, 출퇴근길에, 공연장에서 늘 친구처럼 따뜻하게 노래를 들려 드릴게요. 곁을 지켜드릴게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