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어송라이터 Hollow Young을 만나다

신비주의 뒤에 숨겨진 트렌디한 멜로디

by 손익분기점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의 ‘감성 힙합’ 플레이리스트를 아끼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Hollow Young이라는 이름에 보았을 것입니다. 담백하면서도 트렌디한 보이스, 이별의 공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감적 가사. 하지만 정작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어떤 표정으로 노래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던 그는 사실, 마이크보다 기타 피크를 먼저 쥐었던 출중한 기타리스트 출신입니다. 악기 뒤에 숨어있던 소년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뱉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새 EP <허전하긴 해도>를 통해 더욱 짙어진 감성의 농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활동이 전무해 팬들 사이에서 ‘환상 속의 뮤지션’이라 불리던 그를 서면으로 먼저 만났습니다. 기타 줄의 떨림을 목소리에 담아내는 아티스트, Hollow Young의 진솔한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Q : 안녕하세요. 매거진 독자분들께 Hollow Young이라는 이름의 의미와 함께 본인에 대한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기타 치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Hollow Young입니다. 처음 활동명을 정할 때 제 음악적 정체성이 이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기타를 기반으로 곡을 쓰고 노래하는 사람이라, 제가 가장 애용하는 기타 종류인 ‘Hollow body’에서 ‘Hollow’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제 본명이 김민영인데, 이름의 ‘영’을 영어로 표현해 ‘Young’을 붙이게 됐어요. 그렇게 해서 지금 ‘Hollow Young’이라는 이름이 완성됐습니다.


Q : R&B와 힙합을 넘나드는 감성적인 곡들이 인상적입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적 지향점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A : 사실 제 음악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저 스스로도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은 ‘아련함’인 것 같아요. 제 목소리 자체에 어딘가 슬프고 여운이 남는 결이 있다고 느끼고, 그런 분위기의 음악을 할 때 가장 자연스럽고 또 저를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사를 쓸 때도 그 감정선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장르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친형이 듣던 힙합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저 역시 강한 색감의 음악을 하고 싶었고 실제로 그런 음악들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삶의 환경이나 아웃핏, 그리고 제 목소리가 그 장르적 이미지와 완전히 맞닿아 있지는 않다고 느꼈어요. 스스로 납득이 되는 음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음악이 만들어졌습니다. 힙합이 가진 사운드적인 요소, R&B의 장르적 감성, 그리고 제가 가장 익숙하게 다룰 수 있는 기타를 활용한 크로스오버적인 형태가 자연스럽게 결합되면서 지금의 제 음악 색깔이 자리 잡게 된 것 같습니다.





기타리스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Q : 사실 팬들 사이에서는 ‘원래 출중한 기타리스트였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요. 악기를 다루던 연주자에서 목소리를 내는 싱어송라이터로 전향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저는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타를 전공했습니다. 다만 연주자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전향했다’기보다는,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저는 악기를 연주하든, 노래를 하든, 결국 음악을 하겠다고 한다면 반드시 자신만의 음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악기를 전공했다고 해서 평생 세션맨으로서 연주만 한다면, 그건 저에게 음악이라기보다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급여를 받듯이, 회사원 같은 하나의 직업적 기능에 가깝다고 느꼈어요. 본인을 스스로 뮤지션이라고 칭하려면 우선순위가 본인의 음악이 먼저가 되어야 하고, 세션 활동은 그저 가끔씩 병행하는 부업, 혹은 다른 사람의 음악에 가끔 도움을 주는 쪽에 가까워야 한다고 늘 생각합니다.


세션맨으로서 연주를 하고 그 대가를 받는 것도 물론 훌륭한 일이지만, 저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고, 저는 그 이상으로 제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언젠가는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 기타리스트 출신이라는 점이 현재 곡 작업을 하거나 멜로디를 쓸 때 어떤 차별화된 강점으로 작용하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곡을 쓸 때 가사보다 기타 리프를 먼저 만드는 편인가요?

A : 기타를 연주하다 보면 단순히 반주의 역할을 하는 순간도 있지만, 때로는 곡의 주인공이 되는 솔로 파트를 맡게 될 때도 있잖아요. 그런 경험들이 제 음악 안에서 조금 더 화려하고 주도적인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보컬 멜로디 흐름에 비해 다소 다른 결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곡 작업 방식에 있어서도 꽤 변화가 있었는데요. ‘언젠가 널’이라는 곡을 만들기 전까지는 작업의 90% 정도를 기타 리프를 먼저 만드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처음 듣는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청각적인 쾌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가 먼저이고 그다음에 가사나 디테일이 따라온다고 믿었거든요.


그런데 ‘언젠가 널’이라는 곡을 기점으로 제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가사에 담아내기 시작하면서 작업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제 경험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녹여내다 보니 제 스스로도 제 곡에 대한 애정과 몰입도도 훨씬 커졌고,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께서도 더 진심으로 공감해 주시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가사를 먼저 쓰는 방식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좋은 기타 리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기타부터 녹음하기도 하고요. 결국은 곡마다, 그때의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널




신비로움과 오프라인 활동


Q : 아직 대외적인 오프라인 공연이나 활동이 많지 않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Hollow Young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과 '설마 가상의 인물은 아니겠지?' 하는 귀여운 의구심마저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신비주의 컨셉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약간 신비주의(?)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하핫.. 사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팬분들과 정말 많이 소통하고 싶고 깊은 유대감을 만들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말주변이 정말 너무 없고, 부끄러움도 상당히 많아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도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할 때 많이 긴장하고 안절부절못하는 편이에요. 주변 동료 아티스트들을 보면 팬분들과 단체 채팅방도 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던데, 저는 그런 자리가 생긴다고 해도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머리가 새하얘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아이돌분들이 팬분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면서 나름대로 공부 아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저도 천천히 방법을 찾아서, 언젠가는 더 자연스럽게 같이 이야기하고 함께하는 순간이 오면 좋겠습니다!


Q : 직접 팬들과 마주하는 무대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추후 오프라인 공연이나 단독 콘서트 등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무대를 꿈꾸고 계시는지 살짝 들려주세요.

A : 안 그래도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공연입니다. 저 역시 오프라인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정말 큽니다. 다만 제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은 분명히 계시지만 과연 저라는 사람 자체를 궁금해해 주실 만큼 아티스트로서의 브랜딩이 충분히 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는 것 같아요.


또한 제 음악이 스스로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을 때 팬분들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더 신중해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더 무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확정은 아니지만 올해 여름에서 겨울 사이에,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단독 콘서트를 열어보려고 계획 중에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드리는 게 지금으로서는 저의 최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동안 오프라인 무대 섭외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몇 차례 라인업 형태의 공연 제안도 받았어요. 다만 제 음악이 현장에서 강한 호응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비교적 잔잔하고 감정선에 집중하는 음악이다 보니 고민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무대에 서는 것보다, 제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공감해 주실 수 있는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공연이 저의 첫 무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신중하게, 그리고 천천히 그 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 EP 앨범 <허전하긴 해도>



Q : 최근 발매된 새 EP 앨범 <허전하긴 해도>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나 전체적인 테마는 무엇인가요?

A : 이번 <허전하긴 해도> EP앨범에서는 최대한 현실적인 이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만들었던 곡들이나 최근에 발매되는 많은 음악들을 보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소 두루뭉술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어요. 물론 그 방식도 의미가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솔직하고 구체적인 감정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제 음악을 들었을 때, 어디서 본 적 없는, 겪어봤거나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하더라도 가사를 따라 이입하여 듣는 사람마다 다를 그 장면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지길 바랐습니다. 감정도, 상황도 최대한 현실적으로요. 그와 동시에 가사를 깊이 따라가지 않더라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기본적으로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모든 대중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현실적인 이별’이라는 주제와 ‘이지리스닝’이라는 요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균형이 잘 맞았다고 느끼고 있고, 그래서 더욱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Q : 타이틀곡 '허전하긴 해도'와 수록곡 '사랑한 걸로 해'는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이별의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곡들을 통해 리스너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가장 큰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A :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글을 읽거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면 큰 공감을 느끼고, 그 공감 속에서 소소한 위로를 받는 편입니다. “나만 이런 감정을 느낀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더라고요. <허전하긴 해도> 앨범을 들어주시는 분들 역시, 물론 음악적인 취향 때문에 곡을 좋아해 주실 수도 있겠지만, 가사를 통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공감이 단순한 이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위로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제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이 앨범이 누군가에게는 그런 역할이 되었으면 합니다.


Q : "웃음 뒤엔 꽤 많은 눈물이 있었다는 걸 너는 알까" 같은 가사들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앨범 작업 중 본인이 가장 애착이 가는 가사 한 구절을 꼽아주신다면요?

A :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특히나 애정하는 구절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내 웃음 뒤엔 꽤 많은 눈물이 있었다는 걸 너는 알까”라는 가사인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귀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등학생 때 만났던 친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인 사이는 아니었고, 여러 상황들 때문에 연인이 되기 직전에 좋게 마무리된 사이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그 친구를 다시 마주치게 됐습니다. 막상 만나보니 예전에 아팠던 기억보다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래서 웃으면서 이런저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문득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많은 걸 해결해 주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방금 전까지는 서로 웃고 있었지만 지나온 그 시간 동안 그 친구가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그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가사는 사실 제 감정을 직접적으로 쓴 게 아니라, 그 친구의 입장에서 상상하며 쓴 가사입니다. 최근에 쓴 가사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줄이고, 개인적으로도 오래 남을 것 같은 구절입니다.





마무리하며


Q : 2026년, 올 한 해 동안 아티스트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 하나만 말씀해 주세요.

A :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팬분들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뵙고 싶고,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에게 공연은 단순히 무대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남이 앞으로 제가 음악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도 큰 자극이자 새로운 영감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꼭, 그 첫 시작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 마지막으로 Hollow Young의 음악을 아끼고, 이 인터뷰를 읽고 있을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 그동안 몇 차례 인터뷰 제안을 받기도 했었는데, 스스로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껴서 선뜻 응하지 못했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으로 응한 인터뷰인데, 그동안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나 제 음악의 방향성에 대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말이 조금 길어진 것 같기도 한데, 이렇게 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Hollow Young의 음악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