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여행을 통하여 자연의 위대함을 품고, 공감각적 감동을 느끼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감히 자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주제넘은 일인 줄은 알지만, 내가 느낀 감동을 조금이나마 공유하고 싶다.
놀라움, 기이함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그랜드 캐년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세쿼이아 국립공원 내의 숙소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공원에 들어서 세쿼이아 대원시림의 거대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온몸에는 소름이 돋았다. 이제껏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규모였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겁다는 제너럴 셔먼 트리를 보니 인간은 정말 자연 앞에서는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너럴 셔먼 트리는 키가 83미터에 무게가 무려 1,385톤이나 나간다. 나이는 2,200살이고 나무의 밑동은 직경이 11미터나 된다.
새벽 3시쯤 잠이 깨어 밖으로 나왔다. 우연히 하늘을 보았는데 모든 별이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을 그때 처음 이해했다. 모든 별들이 입체로 보였고, 내가 하늘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순간 별똥별이 떨어졌고 나는 벅찬 감동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이러한 장관을 혼자 볼 수 없어, 숙소로 돌아와 자고 있는 가족들을 모두 깨워 함께 보았다. 난생처음 느껴본 벅찬 감동이었다.
나에게 여행의 가치는 그 어떤 경험보다도 값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해 준 곳은 바로 옐로우 스톤이다. 살면서 반드시 한 번쯤은 가보아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오묘하고 경이롭다는 뜻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시각의 공감각화가 이루어진다. 아래의 사진들을 보면 정말 사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신비롭다.
캐나다 밴프의 빙하와 만년설도 잊을 수가 없다. 수 천, 수 만년 동안 녹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자연의 위세 앞에서는 말이 필요 없이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개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빙하의 역사 앞에서는 나의 모든 시간은 점에 불과하다. 또한,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사인을 보면서 우리 인간이 감히 자연에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밴프의 루이스 호수에서는 노 젓는 배를 타고 가다가 인생에서 세 번째로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순간을 맞이했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때 타고 가던 택시가 전복되는 사고였고, 두 번째는 스키장에서 활강하여 점프를 했다가 그대로 리프트 기둥을 들이받는 사고였다. 이번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호수에서 욕심을 내서 너무 멀리까지 간 것이다. 좁은 골짜기에서 거센 바람을 만나 배를 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아이들과 함께 타고 있었는데, 자연의 위력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느꼈고 내 안의 자만심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여행을 통해 자연의 웅장함, 놀라움, 기이함, 오묘함, 신비함, 경이로움, 벅찬 감동을 오감으로 느끼고 자신의 그릇을 키운다면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넘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겸손의 미덕을 갖추고, 조급함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리더의 포용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