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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현 Nov 21. 2015

최고의 인력과 함께 일하라

돌파구 노트

생각보다 많은 리더들이 자신보다 더 역량이 우수한 인력을 조직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결코 조직을 위한 판단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크게 네 가지 정도의 주된 이유가 보인다. 단, 인성은 별도의 문제이니 여기서는 고려하지 않겠다.


다양한 이유로 일 잘하는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미래에 자신의 자리를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 잘하는 인력이 합류하면 조직의 성과는 높아지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기반한다. 두 번째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자꾸 본인의 생각을 가미하여 일을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 싫어서다. 보통 우수한 인력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려는 습성이 있는데, 이것이 리더의 지침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세 번째는 일을 진행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싫어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구성원들도 리더인 자신의 말보다 우수 인력의 말에 더 무게를 싣는 상황이 발생한다. 네 번째는 흔하지는 않지만 자신보다 더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그냥 싫은 경우다. 아마도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리더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여 조직의 발전과 성과를 만들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이유 외에도 수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리더가 뛰어난 인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조직을 위한 행동이 아니다. 리더가 최고의 인력을 데려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조직을 발전시키고 성과를 높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바닥을 보는 시간을 줄이고 앞을 바라볼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일 잘하는 우수 인력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우수 인력을 통해서 리더뿐 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도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리더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일을 늘릴 수 있다. 즉, 리더가 바닥만 보는 시간을 줄이고 나아갈 앞을 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설령 시간이 지나서 우수한 후배가 자신의 자리를 치고 올라오더라도 그것이 그 조직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우수한 후배를 키우지 않는다면 결국 조직도 퇴보하고 자신에게도 마이너스가 된다. 눈을 돌려 주변을 보라.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내 자리 지키기 따위의 걱정은 하지 말자. 이와 관련된 내용은 '나여야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라'에서 적어볼 예정이다.


최고의 인력을 확보하고도 함께 일하는 방법을 모르면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똑똑하고 일 잘하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도 조직의 성과나 발전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일 잘하는 최고의 인력을 데려 오는 것이 반이면, 나머지 반은 효과적으로 함께 일하는 방식을 찾아내는 일이다. 효과적인 협업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을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대체로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1. 비중 있는 책임과 자율권을 동시에 부여하라.
2. 업무 시간으로 관리하지 마라.
3. 중간 관리자 층을 줄여라.


먼저 일을 맡길 때 비중 있는 책임과 자율권을 동시에 부여하라. 보통은 업무를 깍두기 썰듯이 작은 단위로 쪼갠 후 구성원들에게 하나씩 업무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자신에게 주어진 깍두기 한 개의 일 외에는 관여할 방법이 없다. 이것은 대기업으로 갈수록 심해지는데, 이와 같은 업무 할당은 일 잘하는 인력의 열정과 의욕을 죽이는 것이다. 


업무 시간으로 관리하지 마라. 일 잘하는 사람은 본인이 알아서 시간 관리를 잘 한다. 리더가 별도의 시간표를 주고 관리를 하면 본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시간표와 맞지 않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10년쯤 전의 일인데, S전자 시절 연구소의 SW 개발자에게 까지도 퇴근시 일일 업무 내용을 한 시간 단위로 작성하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한 해프닝이 있었다. 누군가가 학계에서의 시간 단위 관리 방법론을 듣고 와서 적용한 것이었다. 이러한 방법론이 통하는 조직도 일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일 잘하는 인력들에게는 짜증 증폭, 의욕 상실만 부추기는 것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표현한 지식 근로자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일 잘하는 인력들에게는 명확한 업무목표와 타당한 기한을 제시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중간 관리자 층을 줄여라.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우수한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동시에 중간 관리자 층이 늘어나게 된다. 리더의 역량이 높은 사람이 중간 관리자로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리더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직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즉, 없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된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우수한 인력을 많이 확보하더라도 쓸데없는 중간 관리자 층으로 인하여 조직의 발전에는 전혀 기여를 못하게 되고, 결국 우수한 인력들은 조직을 떠나게 된다. 불필요한 중간 관리자 층은 과감히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너무나도 뛰어난 인력이 합류하였는데, 현재의 조직 체계에서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별도의 특공대를 조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를 공유하고자 한다. S전자 시절 2005년까지만 해도 업무 종류에 상관없이 근무 시간을 중요하게 관리했다. 매월 개인별로 잔업 근무 시간이 많은 순으로 정리한 후, 잔업 시간이 적은 하위 10%는 임원이 개인 면담을 하는 일도 있었다.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그런데 2006년에 전사적으로 창조경영이 발표되면서 일하는 문화를 바꾸라는 방침이 내려왔다. 그 이후 매월 개인별 잔업 시간은 동일하게 정리가 되었는데, 관리 대상이 잔업 시간이 많은 상위 10%로 바뀌었다. 중간 관리자들에게 해당 인력들을 왜 쓸데없이 회사에 오래 남아 있게 하느냐고 말이다. 창조경영 발표 전후로 잔업 관리 방식이 180도 바뀐 것이다. 만약 이러한 변화가 없었다면 아마도 많은 우수한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회사를 떠났을 것이다. 


최고의 인력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리더가 되는 방법을 터득하라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참고하여 우수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뛰어난 인력들과 효과적으로 함께 일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보자. 주변의 최고의 인력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리더로 성장해 나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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