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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현 Dec 06. 2015

후배 양성에 힘써라

돌파구 노트

나는 S전자 연구소에 입사한 후 몇 년간은 새로운 것을 제안하여 사업화에 기여하는 것만을 목표로 일을 했다. 그것이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기업 속성상 새로운 것을 제안한다고 하더라도 사업화까지 가는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하다. 사업화를 위해서 설득시켜야 하는 의사 결정자 층이 겹겹이 있고, 관련된 업무의 기득권 세력이 도처에서 뒷다리를 잡기 때문에 벤처의 성공 확률만큼이나 목표 달성이 어렵다. 이러한 현실에 회의감이 들어 이번 과제 결과만 사업부로 이관하고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할 때였다. 이때 옆자리의 B책임께서 나의 고민을 들으시고는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업화 적용 말고 왜 다른 가치 있는 일이 없나요? 후배들을 키우는 일도 정말 가치 있는 일 아닌가요? 지금 한 책임님으로부터 배워 잘 성장한 과제원들이 나중에 여러 다른 부서로 흩어져서 더 큰 성과들을 만들어 낸다면 그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요?"


B책임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나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살았던 것이다. 순간 낯 뜨겁기도 했고 내가 얼마나 내 기준으로만 생각하고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되었다.


이날 이후로 내 인생의 목표에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일도 추가하게 되었다. 생각이 바뀐 이후로 조금씩 나의 업무 방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저녁 늦게 과제원이 고민 상담을 요청하면 내 업무가 아무리 바빠도 무조건 상담을 먼저 했다. 물론 상담이 끝나면 다시 나의 업무를 하느라 퇴근 시간이 더 늦어졌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불만은 없었다. 얼마 전에, 그 당시의 과제 멤버였던 후배 세 명과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식사를 했다. 벌써 세월이 많이 지나 지금은 세 명 모두 책임이다. 예전에 고민 많았던 후배들이 이제는 여러 조직에서 각자 늠름하게 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흐뭇했다. 나를 일깨워준 B책임께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


사실 후배 양성에 힘쓰기 시작한 이후로 나에게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매니징 방식이었다. 원래 나는 전형적인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리더였다. 내가 후배들보다 더 많이 알고 경험도 많았으니 일일이 알려주고 확인하고 안 되면 내가 직접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매니징 방식이 후배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는 정말 쥐약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참고로, 마이크로매니지먼트란 아주 사소한 것까지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 하에서는 팀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일을 마치고 나서도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마이크로매니징은 팀원의 성장을 가로막는 지름길이다


보통 똑똑하고 부지런한 리더일수록 마이크로매니징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리더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마이크로매니징은 팀원의 성장을 가로막는 지름길임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현재만이 아닌 미래까지 생각하는 현명한 리더로서 후배 양성에 힘쓸 때 조직의 미래는 밝아진다. 특히, 후배 양성을 위해서 마이크로매니징은 절대 금물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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