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노트
우리는 수많은 명언과 가르침을 접하며 살고 있다. '배움이 중요하다', '창의력이 필요하다', '꿈을 가져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라', '기회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 '사회에 기여하라', '자신감을 키워라', '문제의식을 가져라', '열정을 불태워라' 등 다양한 메시지를 듣고 우리의 인생에 접목해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르침이 단편적인 내용들이어서 매번 조금 시도해 보다가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주옥같은 명언이나 가르침들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내 것으로 흡수하고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만들어갈 수는 없을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가르침을 수없이 들어도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답을 찾는 것은 만만치 않다. 배움, 꿈, 창의력, 도전, 기회, 기여, 자신감, 문제의식, 열정 등 각각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라는 것인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각 의미들의 전후 관계, 인과관계 등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관점에서 가치 창출의 선순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중심으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모든 것의 처음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의지적 노력이 없는 삶을 '피동적인 삶'이라고 정의한다면, 자신의 피동적인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 단계는 바로 '학습'이다. 우리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지치도록 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지긋지긋한 학습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끊임없는 학습을 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가 없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학습이 중단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입시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의 본질적인 목적은 입시가 아니다.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깊이를 깊게 만들기 위해서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본질에 충실하게 의지를 가지고 학습한다면 배우고 익힘의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음은 논어에 나오는 상기의 공자님 말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맹인으로 태어나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앞은 볼 수 있으나 비전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한 헬렌 켈러의 명언처럼 비전의 가치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누구나 꿈과 비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꿈과 비전을 이룬다. 우리가 상상하는 꿈과 비전을 뜬 구름 잡는 이야기에서 현실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비전을 구체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학습이다. 넓고 깊이 있는 학습은 추상적인 비전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어 준다.
'하버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97%의 사람들은 목표가 추상적이거나 또는 전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즉, 의지를 가지고 학습 단계까지는 도달하더라도 다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학습 단계에 머문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비전을 그리고 학습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전이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어 갈수록 비전을 이루기 위한 문제의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문제의식의 사전적 의미는 "문제점을 찾아서 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태도"이다. 즉,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문제점이 명확해지고 자연스럽게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생각이 많아지게 된다.
문제의식은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회가 보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기회는 기다리는 대상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발굴해내는 대상이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회를 찾아냈다면 매우 큰 기쁨을 맛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회를 알아본 것에 만족하고 머무는 경우가 많다. 기회를 찾았다면 그다음은 "도전"이 필요하다. 도전하지 않는 기회는 그 가치가 제로(0)다.
통계 데이터는 없지만 경험상으로 보면, 기회를 발굴하고도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99% 이상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하지 않는 이유는 리스크(risk) 때문이다. 도전에서 실패가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도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른 후 더 큰 후회를 하게 될 수 있다. 후회는 인생의 의미 자체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도전의 실패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호서대 설립자이자 명예 총장이셨던 강석규 박사의 95세 생일에 쓴 수기는 도전하지 않는 삶에 대한 미래의 후회를 간접 체험하게 해준다. 65세까지는 열심히 사셨지만, 정년 퇴임을 한 이후에는 그냥 덤의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30년간을 피동적인 삶을 사셨다. 그리고, 95세가 되는 생일날 30년을 덧없고 희망 없는 삶을 산 것에 대해서 큰 후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새롭게 어학공부에 도전할 것을 다짐한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의 105번째 생일날 지난 10년간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난이도가 높은 일에 도전할수록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효과가 있다. 바로 몰입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그의 저서 "몰입의 즐거움(원제: Finding Flow)"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몰입은,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버겁지도 않은 과제를 극복하는데 한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온통 쏟아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체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몰입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5를 보면 과제 난이도가 높고 실력도 높은 경우에만 몰입의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학습으로 자신의 실력을 높인 상태에서 난이도가 높은 도전을 할 때에만 몰입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단 몰입의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그 효과는 매우 크다. 서울대 황농문 교수는 몰입은 아이디어가 샘솟고 행복감을 느끼며 일에 대한 소명의식까지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몰입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도전은 필수적이다.
어려운 문제의 답을 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의 발현이다. 창의성의 대가인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저서 "창의성의 재발견(원제: Creativity: Flow and the psychology of discovery and invention)"을 보면 창의성은 크게 규칙 기반 문화, 새로움을 가져오는 사람, 전문가들의 현장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발현된다. 이때 새로움을 가져오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공통점 중 가장 기반이 되는 한 가지가 바로, 창의적인 사람들은 대단한 활력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활력은 유전적이기 보다는 몰입의 정신에서 기안한다는 것이다. 즉, 창의를 이끌어내려면 먼저 몰입의 단계에 돌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참고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굴 노하우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도전과 몰입 그리고 창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가치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다. 가치 창출이란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거나 또는 기존의 가치를 더욱 높은 가치로 끌어올리는 과정을 말한다. 가치 창출은 곧 우리 주변이나 조직, 회사 또는 사회에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자신은 희열과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은 자신감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새로운 문제나 분야에 대해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크게 높여준다. 이러한 의지는 선순환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학습, 비전, 문제의식, 기회 단계에서 도전을 통해 몰입, 창의 단계에 진입하고, 결과적으로 가치 창출, 기여 및 자신감을 높이는 일련의 전체 과정을 "가치 창출의 선순환"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한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경험했다면, 사이클을 진입하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가치 창출의 성과도 커지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가치 창출의 선순환 전 과정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았다. 가치 창출의 선순환에서 가장 통과하기 어려운 단계가 바로 '도전' 단계이다. 도전은 가치 창출 선순환의 원동력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도전을 하지 않으면 선순환 사이클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전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학습에 대한 의지로 가치 창출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하고 도전을 통해 선순환을 지속시키는 경험을 해보자. 특히, 연구, 디자인, 기획, 집필 등의 가치 창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치 창출의 선순환 사이클을 통해 창의적인 업무 성과를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삶의 행복도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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