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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현 Nov 01. 2015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보인다

돌파구 노트

운 vs 노력


성공한 사람들을 보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자신은 운이 없어서 그와 같은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과연 기회는 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까? 통계적으로 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나는 노력에 의해서 얻어지는 경우가 열에 아홉은 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간단한 테스트를 한 가지 해 보자. 아래의 동영상을 보고 하얀색 옷을 입은 선수들이 몇 번이나 농구공을 패스하는지 숫자를 세어 보자. 검은색 옷을 입은 팀도 동시에 농구공을 패스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얀색 팀의 농구공 패스 회수를 제대로 셀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동영상을 먼저 보고 나서 아래의 글을 읽기 바란다.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vJG698U2Mvo


하얀색 옷을 입은 선수가 농구공을 패스한 횟수는 총 15회였다. 하지만 도중에 고릴라가 지나가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놀랐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움직였고 가운데에 서서 가슴을 두드리기까지 했는데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한 번 이 사실을 안 다음에 다시 동영상을 보면 고릴라가 너무나 선명하게 보일 것이고 처음에 이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매우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실험은 인지 심리학에서 잘 알려진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에 대한 내용으로, 사람은 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다양한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특정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일반적으로 기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있는 문제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가 고릴라를 못 보고 놓친 것처럼, 기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는 무엇이 기회인지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 기회가 널려 있어도 전혀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지식 습득과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에 노력을 할수록 새로운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이 더 생기게 된다


기회를 보기 위해서는 무엇이 기회인지 또는 어떤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인지를 알아야만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 습득과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에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해결이 필요한 문제의식이 생기고, 해당 문제와 연관된 새로운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지 느낌이 안 온다면 직접 테스트를 해보길 바란다. 자신이 전혀 모르는 전문 분야 중 관심이 가는 온라인 강의를 하나 들어 보아라. 아마도 몇 가지 상식적인 내용을 제외하고는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다음은 해당 분야에 대해서 직접 공부를 해보아라. 그러고 나서 다시 한번 같은 온라인 강의를 들어 보아라. 아마도 처음 들었을 때의 강의와는 전혀 다른 강의를 듣고 있다고 느낄 정도로 새로운 깨달음을 많이 얻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S전자 연구소 기술기획에서 근무하던 시절 2004~5년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MP3 플레이어는 애플이 전 세계 시장을 모두 장악해 가고 있었다. MP3 플레이어의 원천 기술과 특허는 모두 한국에서 개발된 것 이었지만, 2001년 애플이 iPod를 출시하면서 iTunes 서비스와 함께 단기간에 시장을 평정했다. S 전자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음 세대 제품의 방향을 예측하고 개발하고 출시하고 다시 예측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iPod mini와 Shuffle이 출시된 상황에서 S 전자는 더 슬림한 제품이 다음 방향이라는 예측을 하고 기획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신제품 개발이 완료가 되기 전에 iPod nano가 출시되었다. 이때 기술기획을 담당했던 담당자는 이렇게 말을 했다. "우리가 예측한 방향이 정확히 맞았었네요. 그런데 이 기회를 놓쳤으니 이제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MP3 플레이어에서 슬림화가 마지막 기회였고, S 전자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주었다. 슬림화 이외에도 다른 기회 요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개발팀은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낼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모든 사람이 아는 것처럼 그 이후에도 iPod는 수많은 신제품을 출시했고, 신제품마다 포토, 비디오, 초미니 사이즈, 풀터치 스크린 등과 같은 새로운 개념을 추가 접목시켰다. 급기야 iPhone을 출시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아마도 S 전자의 해당 기획 담당자는 매번 새로운 iPod가 출시될 때마다 무릎을 탁 치며 '아하! 이게 한 가지 더 있었구나. 왜 생각을 못했을까?'라고만 외쳤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흩어져 있는 많은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단한 노력을 통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노력이란 단지 입사 시험 준비나 스펙을 쌓기 위한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표와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을 쌓는 노력이 중요하고, 남들이 간과하고 있는 문제들을 찾아내고 답을 찾아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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