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of my life
중학교 2학년 때쯤인가, 더블데크 카세트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멜로디가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난다. 처음에는 뭐 이런 별난 노래가 다 있나, 신기해하면서도 아주 강하게 뇌리에 남았었다.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멜로디에 이끌려 결국 길거리에서 파는 퀸의 테이프를 사서 늘어지도록 들었더랬다. 다니던 교회에서 퀸은 동성애자의 음악이라 절대 들으면 안 된다고 해서 오히려 반발심에 더 대놓고 들었던 내 십대 시절의 인생 음악이다.
그랬던 퀸이 영화로 돌아왔다고 하니 당연히 챙겨 볼 수밖에.
영화를 보는 내내 영국의 백인 주류가 아닌 이민 2세로서의 설움,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겪는 프레디 머큐리의 혼란과 괴로움이 안타까웠다. 그런 콤플렉스가 없었다면 더 크게 성공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지만 아웃사이더의 반골 기질과 마이너로서의 아픔이 오히려 예술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는 에이즈 확정 진단을 받고도 전혀 굴하지 않고 멤버들에게 선언한다. 병마에 끌려가지 않겠다고. 누군가의 규정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
역시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길다는 것을 잘 보여준, 보는 내내 예술가의 열정으로 가슴 뛰게 하는, 귀에 익은 명곡과 함께 발을 구르며 박자를 맞추게 하는 웰메이드 음악 영화다.
종종 생각날 때 편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퀸의 대표적인 실황 영상을 함께 정리해 봤다.
보헤미안 랩소디 라이브는 이 영상이 그나마 제일 나아 보인다. 전주의 피아노 솔로는 들을 때 마다 가슴이 뛴다.
아래는 81년 캐나다 몬트리올 공연 실황의 <We will rock you> 와 <We are the champions> 인데 마치 어제 찍은 듯한 놀라운 고화질이다. 그런데 토플리스에 하얀색 숏팬츠는 좀...-_-; 퀸은 다 좋은데 패션만은 정말 봐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Love of My Life>의 86년 웸블리 공연 실황이다. 관객 떼창이 감동적이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85년 라이브 애이드 공연이다. 영화에서 복붙 한 듯 잘 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