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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탈출 Jan 27. 2018

1987, 30년전 그들이 있었기에

스포일러 있음

1987년의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는 것이다.

30년전 그들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자유로운 삶을 사는 우리가 가능했을까?

불과 30년 전인데, 그런 야만적인 일들이 가능했다니 이제 그런 세상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영화속 여주인공 연희가 그렇게 시위를 한들 세상이 달라질까, 하며 무기력하게 읇조리지만 오늘날 세상은 많이도 바뀌었다.  살아있는 정권을 임기중에 끌어내릴 정도로. 그것도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연희 스스로도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기저기 길을 헤매다가, 결국 대중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시위대에  동참한다. 


이렇게 30년전의 영화속 시위 장면은 30년후의 촛불집회와도 오버랩되면서 더 강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의 부제가 ‘그날이 오면’이라는 것도 참 의미있게 다가온다. 연희가 의심하던 그날이 결국은 온 것으로 볼 수 있기에 감동도 더 크다.(그런데 영화에서 고발된 그 최고로 나쁜 놈은 아직 멀쩡히 살아 있으니, 아직 그날이 오지 않은 것인가?-_-;  '그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을 듯)


영화 전체의 스토리와 구성도 탄탄한데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김윤석, 하정우, 강동원, 유해진, 김태리까지. 그 가운데서도 김윤석의 소름끼치는 연기는 압권. 어린 시절 가족이 몰살당하는 장면을  절규하며 이야기하는 씬에서는 나라도 저렇게 악마가 될 수 밖에 없었겠지, 하며 동조하게 한다. 난 바보같이 첨에는 김윤석인줄도 몰랐다(사전 영화정보를 전혀 모르고 봄) 이전 영화의 김윤석과 달리 살이 너무 많이 오른 모습이라 잘 몰라봤다. 어디서 이런 엄청난 배우를 찾았지, 하며 어리둥절 했을 정도다.

이 영화, 음악까지 좋다. 특히 내가 제일 좋아라하는 유재하의 노래가 영화 곳곳에 나온다. 

특히 엔딩크레딧의 ‘가리워진 길’은 강동원과 김태리가 듀엣으로 부르는데, 영화가 끝난후 먹먹한 가슴을 달래주는 멋진 곡이다.


시대의 아픔을 훌륭한 연출과 연기, 울림있는 감동으로 승화시킨 최고의 영화다.

이런게 과연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


과연 30년후에는 또 어떤 영화가 나올까?

그때는 또 현재를 얼마나 야만적인 세상으로 묘사하게 될까?


ps. 

1. 김태리가 연기한 ‘연희’역의 이름은 연세대의 옛 이름이 연희전문학교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김태리...소피 마르소 닮았다^^ 

2. 마지막 시위 장면의 빨간 복면 여성 리더는 장준환 감독의 아내 문소리 씨가 까메오로 연기했다. 경험자 답게 앙칼진 목소리로 “호헌철폐!, 독재타도!” 멋지다^^

3. 1987년은 유재하가 데뷔하자 마자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해이기도 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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