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호사를 그만둔 이유-18

요가원 상가를 계약하다

by 브리나

상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


물론 주변 상권은 어떠한지, 주거단지는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월세와 관리비는 어떠한지,

자잘한 담보대출 없이 깨끗한 매물인지, 임대인은 어떤 사람인지, 주차는 가능한지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들도 점검하고 정리해봐야 한다.


사업의 '사'자도 모르는 내가

상가계약이라는 중대한 결정에 있어 현명하게 선택하기 위해, 이리저리 책과 유튜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런 꿀팁, 조언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엔 내가 그것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하고, 내 여건과 조건에 맞는 물건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이론에서 배운 것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지 큰 숙제가 주어진 것 같았고, 살면서 이런 중대한 과제가 있었나 싶었다. [결혼할 남자를 선택해 봤으니 이미 한 차례 거쳐본 건가?]


그렇게 네이버, KB 부동산 어플도 이용하고, 부동산에 전화도 돌리고 뭔가 느낌이 좋은 사장님을 만난 것 같았을 때는 직접 찾아가 보면서 애살있게 굴며 여건에 맞는 좋은 매물 있으면 꼭 연락 달라고 부탁도 드렸다.


내가 상가를 선택하기 위한 조건은

1.10평대의 크기로 월세와 관리비 총합이 200만 원을 넘지 않는 것

2. 주차가 가능한 곳

3.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

4. 통창이 있어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이었다.


까다로울 수 있었던 이 4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상가를 찾기란 진짜 진짜 쉽지 않았다.


3가지 조건이 맞으면 1가지가 맞질 않았던 적이 참 많았는데 그때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기란 욕심인 걸까 싶어 조건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선택은 내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거나, 혹은 즐겁게 요가원을 시작하고, 운영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최대한 열심히 발품을 팔아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때 포기하지만 않으면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급하게 오픈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 차분하게 꾸준히 찾아보자고 스스로를 참 많이 다독였다.


그렇게 2개월이 흘렀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서 물건을 보던 중,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매물을 발견했다. 우선 위치와 가격이 여태껏 찾아다녔던 수많은 상가 중에서 가장 좋은 조건이어서 당장 전화를 걸어 방문예약을 했고 곧장 물건을 보러 갔다.


집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

도보 5분 이내에 지하철 역이 2개나 있음.

오피스텔 건물 상가라 주차도 가능한데 심지어 추가 비용 없음.

7년 동안 한 자리에서 건축사 사무실로 이용되었던 공간이라 쾌적.

한쪽 벽면이 모두 통창인데 햇살이 너무나 잘 들어옴.

새로 인테리어 하기 좋도록 기둥도 없이 탁 트인 정사각형에 가까운 구조.

해당 층에 깨끗하게 관리 잘되는 공용 화장실이 있음.

2층이라서 계단도 이용 가능.

무엇보다 내 예산 기준에 들어오는 비용.


비록 20년짜리 오래된 건물이라 세련되고 깔끔한 맛은 없었지만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이 모든 조건들이 한눈에 파악이 되었고, 상가를 계속 살피는 내내 가슴이 설레고 뛰는 것을 느끼며 이곳에서 시작해야겠다 바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결정은 정말 신중해야 하기에, 이게 나만의 콩깍지가 씐 것인지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남편과 함께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역시나 남편 또한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더 고민할 필요 없이 예약금을 입금하고 계약날짜를 잡았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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