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버지와 함께 요가원 공사를 시작하다
참 운이 좋았다.
좋은 상가주인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코로나시기에 새로 시작하는 것을 독려해 주시는 의미로 매달 월세를 10만 원이나 깎아주셨다.
그리고 심지어 인테리어 공사기간을 고려해서 한 달은 월세를 제해주신다는 거다.
예상하지 못했던 호의에 믿기지 않았지만, 그저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날 계약자리에서 굳게 마음먹었다.
'이 호의에 보답해서라도
정말 요가원을 잘 운영해야지'
'이 좋은 기운 받고 정말 잘 시작해야지'
기분 좋은 흐름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상가주인 아주머님께 다시 한번 참 감사하다.
그렇게 요가원 공사를 위해서 인테리어 업체 세 군데와 미팅을 잡았고,
예산범위 내에서 나의 니즈를 잘 반영해 줄 수 있는, 소통이 잘 되는 업체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러다 부산 친가에서 연락이 왔다.
목수로 인테리어 일을 하시는 큰아버지께서 내가 요가원을 시작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직접 공사를 해주고 싶어 하신다는 연락이었다.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사실 함께한 추억이 많질 않았던 큰아버지와는 유대관계가 깊지 않았다.
워낙에 부산 상남자 스타일이시라 거칠고 투박하신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이렇게 선뜻 서울까지 올라와 직접 인테리어를 해주시겠다는 마음이 나에겐 갑작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사실 인테리어 업체 미팅도 다 잡아두기도 했고,
어쩔 수 없이 현실적인 입장에서 감사한 마음은 잠시, 큰 아버지께서 내 구상대로 요가원을 만들어주실 수 있을까? 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본질로 돌아와 생각했다.
내가 요가원을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
아늑한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요가와 명상을 통해함께 즐겁고 건강해지기 위해서.
이 단순함을 또 잊고 이래저래 무슨 욕심을 그렇게 부리려고 했던가.
그렇게 대단한 인테리어가 필요조건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업체에게 불필요한 비용, 소위 덤탱이 씌일 위험도 없어지니
매트나 소도구와 같이 회원님들의 피부에 와닿는 물품들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다는 판단이들었다.
큰 아버지께서는 2주 남짓한 휴가기간에 일을 도와주시는 거라 빠르게 결정해야 했고
나는 큰 아버지께 어쩌면 당돌하게도 레퍼런스를 요청했다.
큰아버지는 기꺼이 본인이 직접 인테리어 했던 곳들을 사진으로 보내주셨고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섬세하고 미적인 감각들이 배어있는 공간을 보니 그냥 바로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큰아버지께서는 부산에서부터 연장을 한가득 실은 트럭을 끌고 서울로 올라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