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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달수씨 May 15. 2023

천하제일 암퀴즈왕 선발대회(1)

커밍아웃 또는 암밍아웃 #2-1

“인생을 살면서 슬픈 이야기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를 고를 수 있고, 우리는 우스운 방법을 골랐다.” -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중



부모님 만큼이나 암을 고백하는 게 어려웠던 사람은 아이들이었다. 당시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두 아이. 암 소식을 접하면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가 한 껏 더 어두워질지, 열 살도 안된 둘째가 두려움에 사로잡힐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혹시라도 자기들이 말을 안 들어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자책감이라도 들면 어떡할 것인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아이들과 점심을 먹다가 어떤 영화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영화 제목은 기억나질 않는데, 주인공을 괴롭히는 나쁜 놈이 등장하는 뻔한 줄거리였음엔 틀림없다. 기회는 찬스다. 그 뻔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대부분 엄청 센 빌런이 등장하잖아, 그래서 주인공이 당하기도 하고. 그래도 결국에 죽는 건 나쁜 놈이지? 처음에는 주인공이 속수무책으로 당해도 용기를 내고, 싸움 연습도 하고, 주위의 도움도 받으면서 결국 이기기 마련이지.”

“맞아 맞아.”

“사실 엄마 몸에도 영화에서처럼 빌런 같은 세포가 등장했어. 조금은 센 놈이라 치료하면서 많이 아프기도 할 테지만, 결국은 이겨낼 거야. 엄마는 주인공이니까.”(좋아… 자연스러웠어.)

“오오- 그래. 알았어. 근데 그 병이 이름이 뭐야?”

“음… 암이라는 녀석이야.”

“아하.”


생각보다 너무 싱겁게 끝난 아이들에게의 커밍아웃. 그러나 항암이 시작되면서 온갖 부작용에 시달리는 엄마를 목도하면 또 마음의 동요가 있을까 불안한 마음과, 한편으로는 가족의 이해와 배려를 바라는 마음을 모아 암밍아웃, 그 두 번째 시간을 마련했다. 이름하야 <천하제일 암퀴즈왕 선발대회>!




Part I. 유방암 바로 알기, 진실 혹은 거짓


인터넷을 뒤져 적절한 짤과 정보로 문제를 만들어 파워포인트 서른여덟 장을 채웠다. 정답 하나당 1천 원을, 참여만 해도 5백 원이라는 높은 상금을 걸어 도전정신을 고취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핑크리본은 유방 건강 인식 향상을 위한 상징으로 여성의 아름다움과 건강, 그리고 가슴의 자유를 의미한다 @한국유방건강재단


핑크리본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파트 1은 가벼운 몸풀기 퀴즈로 구성했다. 예 혹은 아니요를 고르는 문제들이다. 독자님들도 함께 풀어보시라.



1. 유방암은 남자들도 걸릴 수 있다?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 캡처화면 @전자신문


답은 예. 

유방암은 유방이 있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 남성 유방암 환자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0.3% 정도로, 6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남성유방암의 원인은 유전,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호르몬 증가 등이 지목된다. 



2. 유방암에는 0기도 있다?


유방암의 종류@국가암정보센터


답은 예. 

0기는 비침윤성 유방암 또는 상피내암으로도 불린다. 암세포가 유관이나 소엽(소엽??)의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아서 상피 내에 국한된 경우를 말한다. 말이 조금 어려운데 쉽게 말해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암이라고 보면 된다. 0기 유방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100%에 가깝다. 



3. 암에 걸리면 죽는다?

굴개굴개@네이버이모티콘


답은 '아니요'. 

암마다 생존율이 다르지만, 전체 암 확진자의 5년 상대생존율(2015~2019)은 70% 이상이다. 쉽게 말하면 10명 중에 7명은 산다. 유방암의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93.6%에 달한다. 죽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이 더 많다. 얘들아 엄마 안 죽어.



4. 여성암 중에 가장 흔한 암은 유방암이다?


2020 성별 암 발생순위@국가암정보센터

 

답은 '예'.

2016년, 유방암은 갑상선암을 제치고 여성암 1위로 등극한 바 있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신규 발생한 여성 암환자는 11만 7천 명, 이 중 유방암은 약 21.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갑상선암 – 대장암 – 폐암 – 위암 - 췌장암이 뒤를 이었다. 참고로 2020년 신규 발생 남성 암 환자수는 13만 명으로 여성보다 조금 많다. 발병 건수는 폐암 – 위암 – 전립선암 – 대장암 – 간암 - 갑상선암 순이다.




퀴즈를 풀다 보니 분위기가 점점 고조된다. 고성이 오가고 탄식이 들린다.(이게 그럴 일인가 싶다.)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높은 상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두 번째 파트로 넘어갈 시간이다. 바로 ‘엄마의 유방암, 도대체 어떤 놈이길래' 코너다. (다음 편에 계속)




*커버사진 : 장학퀴즈 MediaSK https://mediask.co.kr/36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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