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써 내려간 글을 다시 읽어보니, 왜 그렇게 불만만 가득이었나 싶다. 그래서 글은 다음날 다시 퇴고해야 하나보다. 잠 잘 자고 일어나니=피곤함이 조금 가시니 그래도 시선이 좀 달라진다. 그래서 몸 건강 마음건강에 숙면은 필수인가 보다. (물론 푹 잔 건 아니지만ㅎ)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노력이 수반된 하루였다. 아침부터 다 같이 들러붙어? 요리와 상차림을 돕고, 이후엔 각자 편한 대로 놀다가 늦은 점심 이후엔 보물 찾기로 대동 단결했다.
아빠가 쪽지를 숨겼는데, 하얀 쪽지를 콘센트 안에 넣거나 계단 밑에 무심하게 놓는 등 센스가 돋보였다. 아이 둘이 찾기 어려워하자 이모와 삼촌의 애정 어린 원조와 방관이 이어졌다. 그나마 찾은 쪽지도 순탄치 않았으니...'꽝'이나 물음표, ㅋ과 같은 무효표가 난무해서 여기저기 허탈한 웃음이 삐져나왔다.
생일 케이크도 자르고 탁구도 치는 등, 훈훈한 가족 타임을 보낸 후엔 남편과 단둘이 산책할 여유도 주어졌다.
1시간 반 가까이 대부해솔길을 걷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아진 건 내 루틴과 자유로움을 만끽해서일 것이다.
나는 매일 자연 속을 거닐며 사색하는 것이 루틴인데 사정상 그걸 못하면 뭔가 해결되지 못한 응어리진 상태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어제가 그랬다.
오늘은 이런 풍경을 만끽하니 행복해질 수밖에!
이 역시 집에서 우리 아이들과 놀아준 이모와 이모부 덕분이다.
저녁식사 후엔 별러왔던 보드게임과 가족써클 대화를 시도했다.
가족써클 카드는 비폭력 평화물결이라는 단체에서 나온 카드로, 가족 간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 가족끼리도 했고 시댁 식구들과도 했지만 정말 원했던 건 친정식구들과의 대화였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더니 결국엔 다들 진지하게 참여하고 나중엔 서로 바라보고 눈물도 핑 돌만큼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쉬운 건 아버지가 주무시느라 참여를 못하신 건데 우린 아버지의 소감을 제일 듣고 싶었었다. 어려서부터 너무 독재적인 아버지였기에 민주적인 가족회의를 너무 소망했었다. 오늘은 비록 그 중요한 한 명은 빠졌지만, 가족끼리 깊은 대화를 나눈 시간이었으므로 충분히 의미 있었다.
가장 가까운 가족 관계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가깝기 때문에, 사회처럼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장 소중한 내 가족에게 남보다 더 못한 처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