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허리 돌리며 걷기, 해봤어?

진로 상담하는 벨리댄서 2편: 방황하는 골반과 진로방향의 데칼코마니

by 바람코치 신은희

매주 금요일!

진로상담 X벨리댄스의 평행이론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 가지의 콜라보가 어떤 인사이트를 가져다줄지 저도 궁금하고 설레네요


벨리댄스를 3개월 정도 배운 후 선생님과도 어느 정도 친해진 나는 용감하게 물었다.

"선생님, 저 실력 어때요? 많이 나아졌나요?"

"우리 은희 씬 이제 잘하죠~"

"이제... 요?"

"이제 와서 말인데 사실 처음엔 가르치는 거 포기하고 싶었어요. 워낙 못 따라와서요."

"............."


그랬다. 사실 나는 몸치다. 아니 방향치라는 말이 좀 더 맞겠다. 이전에 배웠던 스포츠댄스도 턴을 도는 방향을 몰라서 포기했었다. 그건 교양과목 패스하러 시작했던 거니까 배움에의 열정은 좀 덜했지만, 벨리댄스는 아니다.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다. 너무너무 잘하고 싶었다.


나는 매번 춤 동작을 배울 때마다 손바닥만 한 수첩에 빼곡히 선생님의 말씀을 받아 적었다. 방향이나 스텝, 몸의 움직임 모두 나는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같이 수강하던 다른 분들이 어지간히 하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나는 클래스가 끝나도 남아서 안 됐던 동작을 계속 물어보고, 또 메모했다.


지하철역에서 벨리댄스 학원까지 거리는 도보로 약 7분 거리였다. 빠른 걸음으론 5분 만에도 갈 수 있었지만 나는 그 거리를 약 15-20분에 걸쳐서 걸어갔다. 어떻게? 골반을 돌리면서!!!


나는 원래 소심한 사람인데, 주변 사람들이 쳐다봐도 참 아랑곳 않고 이 동작을 마스터하겠다는 일념 하에 그저 돌리며 걸었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 20대 초반의 나는 참 용감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건대, 우리의 진로도 방황하던 골반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진로는 사전에서 찾아보면

진로(進路)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 또는 나아갈 길'을 의미한다. 여기에 10년간 진로상담을 해 온 나만의 정의를 덧입히자면, 진로는 '평생 우리가 닦아 나아가야 할 길'이다. 영어로 하자면 life-long career 정도가 되겠다.


긴긴 길인데, 우리는 그저 대입-취업-? 까지만 진로로 착각하고 인생 전반(whole life)을 준비하지 않는다. 여기엔 그 어떤 방황도 허용하지 않고, 한 가지 길만 가도록 주입하는 주변 환경 문제도 있다. 방황을 하다 보면 방향이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는 자주 길을 잃어볼 필요가 있다.


벨리댄스를 배우기 시작하던, 대학교 3학년의 나는 거리에서 방황하는 골반을 데리고 걸으며 내가 나아갈 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사실 안 부끄러웠다면 거짓말이기에, 약간 인적이 드문 길을 골라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새로운 길에 접어들기도 하고, 매번 가는 학원인데 방향을 잃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즐거웠다. 내가 선택한 자율적 방황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방황하는 골반처럼 방황하는 우리의 진로 또는 미래를 위해, 현재에 방황을 마음껏 허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벨리댄스는 어떻게 됐냐고?


아, 당근~ 힙 서클과 웨이브는 찐으로 잘하지~ 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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