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받아 더 달콤한 인생

감귤체험농장의 추억

by 바람코치 신은희

오늘 제주도에서 귤 박스가 도착했다.

엊그제 서귀포에서 우리가 손수 딴 귤들이다. 귤을 보자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2020년 12월 3일 목요일. 제주여행 3일 차.

오늘 날씨도 화창! 떠나는 게 아쉬울 만큼 하늘빛이 상서롭다. 숙소인 남원읍 근처에 맞춰 검색해뒀던 #하례감귤체험농장 으로 향했다.


어렸을 때부터 주황색을 좋아했지만 해사한 하늘빛과 어우러진 주홍빛 감귤 송이들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포토존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촬영 덕후인 나에겐 마치 천국 같은 곳이었다. 귤 따는 방법 설명에 앞서 화장실도 다녀오라 하고 사진도 맘껏 찍으라 해줘서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다.

앙증맞은 귤색 모자들도 준비돼있어서 쓰고 찍은게 신의 한수
자신을 '삼촌'이라 지칭하며, 아이들한테도 잘해주시고 사진도 잘찍어주셨다.
귤밭에 오니 참 좋다 @ 하례감귤체험농장

이어서 다른 커플 한 팀과 합류해서 귤 따는 방법 설명을 들었는데, 엇? 이건 흡사 미니 특강? 느낌이었다. 퀴즈도 내시고 귤이 자라는 환경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주셨다. 품종은 조생 귤이지만 이 곳 귤은 #타이벡귤 이라 불린다. 아래 깔린 하얀 천이 타이벡천인데 덕분에 햇빛이 그늘진 아래에도 반사되어 골고루 귤이 잘 익는다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설명은

귤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이었다. 구워 먹는 건가? 아님 사랑하는 사람과 먹는 건가? 추울 때 먹으면 되나? 모두 오답!

정답은 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였다.

엥?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귤은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에틸렌이란 성분을 더 내뿜어서 달아지는 성질이 있단다. 그래서 손으로 자꾸 조몰락조몰락거린 후 먹으면 더 꿀맛이라고 했다.


왠지 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나는 스트레스 취약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최근엔 그 정도가 최고조였기 때문에 예민한 상태였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나는 달아지고 있는 중이었구나' 싶었다.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나는 더 달달한 사람이 된다는 것.

상처 받는 게 디폴트 값인 인생이라도

삶은 달콤해진다는 게

위안이 된다.


그렇다면 요즘 내 당도는 (귤로 치자면) 최고로 달다.

My life is So Sweeeeeet~~



예전엔 귤 하면 그냥 겨울에 나는 과일, 감기 걸리면 더 많이 사 먹게 되는 과일, 시장에서 몇천 원 주면 먹을 수 있는 봉지 과일 느낌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젠 귤이 미친 듯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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