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코칭을 하며 배우는 홀가분함

by 바람코치 신은희

오늘 오전에 있었던 코칭은 왠지 모르게 긴장이 자꾸 되었다. 오죽하면 밤새 꿈꾸면서 코칭을 다시 또다시 반복하지 않았겠는가. 내가 왜 일정을 오전 10시로 잡았는가 후회도 했다. 일단 추운 날이지만 두껍게 껴입고 밖으로 나갔다. 평소보다 더 오래 걸으며 아침산책을 했다. 덜덜 떨리다가 점차 몸에서 온기가 뿜어져 나올 때쯤 깨달았다.

'아, 나는 아직도 오만하구나'


사실 내가 코칭에 임하기 전 불안했던 건 내가 코칭 상대를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기보다는 그의 나이대나 스펙을 알고 있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가방끈도 길다. 사람을 대할 땐 늘 나이나 학위는 상관없고 코드가 맞는지 대화가 잘 통하는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걸 판단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화들짝'


예전에 시청에서 직업상담사로 일할 때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하루에 거의 십여 명씩 상담을 진행하곤 했었다. 그렇게 5년여를 지나왔기에 나름 자타공인 18세부터 80대까지 다 상담 가능하다는 우쭐함도 마음 한편에 남아있었다. 그런 한편 마음속 부담도 엄청났다. 이 사람들은 '내'가 도와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집에 와서도 발목을 잡았었다. 인간 중심 상담을 표방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심으로 듣는다고 했지만 사실 난 그들을 '내가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강의를 할 때도 그렇다. 내 강의 철학은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선 강의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내가 잘 알고, 잘 실천할 수 있는 범위의 강의만을 했었다. 이 또한 지금 생각해보니 얼마나 오만한가.


내가 모르는 건 절대 하면 안 되는 걸까? 모르기 때문에 더 편견 없이 자유롭게 유연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러다 진짜 코칭을 만났다.

컨설팅 말고, 상담 말고, 코칭. 코칭을 배우고, 느끼고 하면서 나는 더 자유함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코칭 철학은 다음과 같다.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이미 그 사람이 쥐고 있으며,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다. 나는 그저 그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고 느끼는 파트너로서 그가 있는 거기에 함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적 있는데, ' '내 생각은 다른데', '내가 해보니까 그러면 안되던데~' 류의 충고나 조언, 평가, 판단은 필요 없다. 물론 나의 에고는 시시때때로 올라온다. 그럴 때마다 담대히 '에포케(Epoche)'를 외쳐본다. 나의 주관을 멈추고, 직관에 따라 궁금한 건 물어본다. 나의 판단을 과신하지 않고 그의 감정상태에 너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의 삶에 함께 머물러 본다.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게, 기분 나쁘지 않다. 나는 물어볼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다. 오늘 내가 만난 그 사람은 코칭 시작 전 기분이 '혼란스러움, 두려움, 불안함'이었다. 한 시간 남짓한 코칭 후 그의 감정은 '시원함, 편안함, 홀가분함'이었다. 나도 그렇다.



#바람코치 #에포케 #경청 #함께머무르기 #오만과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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