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부르고 당근받은 썰

제주 구좌읍에 머물다보면 생기는 일

by 바람코치 신은희

Q. ㅎㅈㄷㅇ 노래를 당근밭에서 부르면 당근이 나온다?


내가 머물고 있는 이 근방은 지천이 당근밭이요 무우밭이다.

눈 내리는 당근밭
유채꽃밭보다 무우밭이 더 이뻐요ㅎ

여기 머무는 지난 6일간 내가 '당근 서리라도 해서 먹어보고 싶다' 생각이 들 정도로 깔렸다. 제주 구좌 당근의 달콤함은 익히 알려져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 가족 아무도 당근을 선호하지 않는다. 구좌읍에 머물고 있는데 당근을 못 먹고 가면 왠지 한(까지?ㅎ)이 될것 같았다.

20일인 오늘은 세화오일장이 또 열리는 날이라 먹거리 사러 장에 갔다. 나는 오늘 유난히 당근이 땡겨서 장 보는 1시간 내내 고민하다가 나를 위해 샀다. 당근 예닐곱개가 들은 한 바구니에 3000원인데 그걸 그리 오래 고민했다.

집에 가는 길에 처음으로 당근밭에서 당근캐는 아주머니들을 목격했다. 넉살좋은 우리 아들이 당근밭담 앞에 가서는 아줌마들 앞에서 무언가 노래를 불렀다.

여기는 바람소리가 사람 말소리보다 커서 100미터 뒤떨어져 따라가고 있던 나는 무슨 노래를 불렀나 알 턱이 없었다. 내가 아들 옆으로 갔을때 아줌마들이 술렁이며 말했다. "거 깨끗한 걸루 하나 주난, 호쏠 먹어봅서, 막 맛 좋을거우다"


무...무슨 말이지? 당황하고 있는 내 손에 갑자기 막 밭에서 캔 당근이 한아름 쥐어졌다. 우리 아들은 또 기운찬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이러는게 아닌가? 어디가도 굶어죽진 않을 놈이다.


알고보니 노래부르는 아들이 귀여워서 얼른 당근 하나 깨끗한 놈으로 캐서 먹어보라고 준 것이었다. 아하하하하....


기분은 좋은데 이걸 어쩐다. 나도 요리는 젬병이고 가족들은 당근을 안먹고 집엔 믹서기도 없는데 이 많은 당근을???

하아... 시간도 많은데 양은 냄비에 다 때려놓고 당근쨈이나 만들어볼까? 매일 씻어먹어도 남은 일주일간 못 먹겠는데 난감하지만 시골인심 맛본 기분은 퍽이나 좋다.



여기서 문제!!!

아들이 불렀던 노래제목은 무엇이었을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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