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난 신호탄으로 보인다

영화 승리호를 보고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by 바람친구 구름

방구석 영화 수다쟁이의 입장에서 그냥 영화에 대한 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낀 이상한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얼마 전 둘째 아들 녀석과 승리호를 넷플릭스를 통해서 봤다. 평소 내가 영화를 꽤 많이 좋아하고 영화를 많이 보기도 한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티스토리에 유명하진 않지만 좋은 영화를 엄선해서 영화 이야기도 올리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들어가 이야기해 보겠다.


일단 영화가 재밌다. 그리고 그래픽도 너무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니 대단하단 생각에 약간의 국뽕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승리호에 대한 다른 관람평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쉽게 말해서 스토리 전개가 좀 구리다는 거였다. 여기에 역시 또 한 번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이건 뭐지 하는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그냥 표현하는"역시 요즘 젊은 친구들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리호_01.jpg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소개에서 가져왔습니다.


내가 느낀 이상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난 요즘 젊은 친구들의 문화가 너무 좋다. 우리 때랑은 다르다. 내가 젊었을 때는 뭔가 주눅 들고 미국, 유럽, 일본 같은 나라들은 잘 살고 그들이 만드는 물건은 무조건 좋고 문화도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에는 "우리나라는 후지다"라는 생각을 깔고 있었다.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감 있게 하는 힙합 같은 요즘의 모습은 정말 쿨하게 보인다.


따로 말할 필요 없는 BTS의 모습을 보고 있음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유튜브에서 그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얼마나 감격했는지 말도 못 한다. 거기에 <기생충>이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긴 거다. 나의 세대에 이런 일은 그냥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승리호>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본다고 하니 참 세상이 정말로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BTS.png 출처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정말 촌스러울 수도 있다. 내가 이상한 감정을 느낀 부분 말이다. 난 지금까지 이런 오락성이 있는 영화에서 악당이 영어를 쓰고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전부 다른 언어를 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영화의 내용은 말하지 않겠지만 그러한 설정이 뭔가 마음속에서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다. 정말 이런 일도 있구나. 할리우드 키드라고 불리던 나이가 있는 세대는 공감할 수 있지만 요즘엔 "그게 뭐 이상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꼰대라 이 상황은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감정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상한 감정이 생긴 지점은 여기다.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멋지다고 생각하겠다는 점이다. 사실 뭐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문화라는 게 뭐 별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이 문화 아닌가. 그런데 비단 영화에서 보이는 태도뿐이 아니라 한국사람들이 만드는 문화를 멋지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생활 방식이 멋지다고 다른 나라에서 생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다. 그럼 우리가 멋짐을 선두에서 만들어 가는 국가들 중에 하나가 되는 건가라는 지점이다.


스틸_22.jpg


늘 할리우드의 배우들은 우리가 우러러보는 사람이 아닌 저너머의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보고 세련된 문화를 만드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멋진 음악을 만들고 멋진 영화를 만들고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도 멋지다고 생각한다니 말이다. 물론 지금 우리의 개인의 삶이 녹녹지만은 않다. 그래도 삶에는 여러 가지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있지 않은가!


스틸_08.jpg


난 힘도 없고 작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주변의 사람들이 "넌 정말 멋있어!"라고 말하고 내가 하는 것을 따라 하려고 한다면 어깨가 한 번 으쓱해지지 않겠는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우리 청춘들이 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멋진 나라가 되는 신호탄이 하늘 위로 쏘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 같은 꼰대는 이런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다. 정말 이상한 감정이 든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세상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안사람을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