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눌러 담은 편지 안에.

by 십일아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은 괜스레 나의 마음도 따뜻해졌다. 그렇게 주고 주면서 나는 받지 않아도 된다고,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바라는 마음은 결코 그 자체로 설렐 수 없으니까, 맴도는 마음 없이 모든 걸 보여주기만 하면 되었다. 언젠가 한 번은 예전에 너에게 받았던 편지를 읽으며 미소 지었던 적이 있었다. 다 헤져서 너덜너덜 해진 색종이 안에 삐뚤어진 글들이 넓게 그려져 있었다. 그 마음을 고이 접어 간직했었다. 그때의 나에겐 힘이 되었는데 지금의 나에겐 웃음까지 주는구나, 생각했다. 물론 의지하는 만큼 서운할 때도 많았었기 때문에 가끔은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로를 주는 너였기에, 내가 언제나 더 든든한 사람이 되어줘야지, 하고 다짐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언젠가 나도 너를 위해 편지를 썼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다 보니 왜인지 울컥거리게 되더라, 고마움에 고맙다고 말을 하는 것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처럼 나의 글들이 말처럼 너에게 진심으로 전해지길 바랐다. 그저 건강하라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며 살라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보여주는 만큼 너에게 닿기를 바라고, 가닿았을까 궁금하다가도 이것 또한 결국 바라는 마음이니 글을 지우고 말았다. 마음이 마음에 남아 염원이 되었지만 그것은 너를 향한 응원으로, 너를 향한 믿음으로 바뀌었다.


네가 바라는 것은 특별한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니라 했다. 그러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또한 특별한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닐 것이다. 서로에게 보통의 날을 선물해 주는 사이라면 그걸로 되는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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