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어깨가 안쓰러워 보였지만 그럼에도 선뜻 감싸주지 못했다. 여전히 엎드린 채 눈물을 훔치던 네가 떠오를 때면 마음이 시려왔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조용하게 흘러가는 너를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간간이 드리우는 웃음이 그것마저도 서서히 사라져가는 걸 볼 때면 내 탓인 것만 같아, 울적해지곤 했다.
시작이라고 말하면 시작이 될까, 끝이라고 말하면 끝이 될까. 이어지는 것들을 무시하면 끊어지는 것들이 가득할 거라 믿었는데, 이처럼 돌고 도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시작과 끝은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 멀리, 언젠가 오게 될 순간이 너무나 아득히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내게는 오지 않을 순간인 것만 같아서, 텅텅 울리는 마음을 그대로 흐느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진정되지 않은 마음을 숨긴 채 조금의 훌쩍거림조차 막아냈던 너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서 더욱이 너를 지울 수가 없었다.
작은 몸짓 속, 그리 간절하게 움켜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너를 죽이고 또 너를 살게 한다면, 나는 네가 원망(怨望)이 아닌, 원망(遠望)을 품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용서하고 용서하고 용서하는.
미련이 아픔으로 덮어진 밤에.
위안이 가득한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