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찾아 헤매던 의미가 나의 집착이었음을.

by 십일아


어디에 있을지 또 얼마나 있을지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그 자리에 존재하는 시간 동안만큼은 그저 나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며 있어주길 바랐다. 그럼에도 그 시간들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완전히 놓쳐버린 것들만 가득하게 된 것은 어쩌면 아주 사소했고, 그때는 성숙하지 못했던 눈부신 나날들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뭐 그리 어렵다고 우물쭈물거리며 망설였는지 싶겠지만 득달같이 달려드는 두려움에 맞서기란 내가 디딜 곳은 아무 데도 없었고, 서투르기 그지없는 말과 행동으로 매 순간을 애썼지만 그저 사부작거리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작게 외치는 소리는 어느 곳에도 들리지 않았고, 보일 듯 말 듯 들어 올린 손은 어느 곳에도 흔들지 못했다. 조용히 내려앉은 초겨울의 서리처럼 금방이라도 눈이 될 듯 차갑다가도 푸르른 공기에 녹아버리는 모습이었다.


짧게 건넨 인사가 그토록 오래 남는 순간이 된다면, 그렇게 기억되는 거라면. 조금만 더 용기 내 볼걸, 조금만 더 다짐해 볼걸. 하며, 지난날을 되뇌었다. 그때의 머뭇거림이 지금의 미련으로 남을 줄 알았다면, 그때의 후회가 또 다른 후회를 남길 줄 알았다면. 하고, 지난날을 되짚었다.

그토록 반짝이던 서리는 눈이 될 수 없었다. 네가 기다리는 것은 서리가 내려앉은 날이 지나가고, 하루빨리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서리가 왔던 날들은 감쪽같이 잊혔고, 비참해진 마음이 아무리 내달려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리는 꼭 필요한 존재였다. 눈만큼 함박웃음을 가져다 주진 못했지만 누구보다 겨울이 왔음을 빛내고 있었다. 쏟아지는 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했지만 나는 눈이 아니었음을 받아들이는 것만큼 더 빛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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