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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아 Apr 11. 2024

숨, 쉬자.



마음이 편한 날은 없었다.

들쑥날쑥 거리는 마음을 잠재우다가 지치거나, 머리를 질끈 묶고 모든 마음을 긁어모아서 덮고 있거나.

뭐, 그런 날의 연속일 뿐이었다.


그래도 아주 짧게, 어떨 땐 조금 길게, 평화로운 시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억지로 만들어낸다고 따라올 리가 없었고, 일부러 잡아끈다고 끌려올 리가 없었지만 간혹가다가 날리던 생각들이 잠깐 숨 쉴 때가 있었다.


그때를 기억하려고 했다.

다시 찾았을 땐 그때만큼의 숨을 쉬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때의 기억으로 또 다른 쉼의 기억을 찾으러 떠날 수는 있었다.


멍하니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있으라는 것은 나에게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떠오르는 생각이 떠오르는 다른 생각을 따라가게 하는 것이 나에겐 쉼이 되어주기도 했다. 다시 돌아올 때면 말 못 할 공허함이 등 뒤에 가득 엮여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짧은 순간이 기억에 남겨져서 아주 특별한 나의 편안한 쉼이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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